[살며 사랑하며-김세원] 웃음이 뭐길래

입력 2015-12-01 18:19

요즘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그룹 채팅을 하며 정보를 나누고 있다. 최근 채팅창에 ‘명의가 최후에 남긴 말’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훌륭한 3명의 의사는 음식, 수면, 운동이며 이들은 웃음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약과 함께 복용할 때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다.

그 가운데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정서인 웃음은 영육을 치유하는 명약으로 중독성이 전혀 없는 천연 마약으로 알려져 있다. 전혀 꾸밈이 없이 선하게 웃는 함박웃음은 경계심을 풀고 마음을 열게 하는 마력조차 지니고 있다. 웃음 전도사로 활동했던 한 의사는 ‘웃음은 정신적인 달리기’라 했고, 부흥회를 웃음바다로 만들어 전도 효과를 본 부흥사까지 있었으니 웃음이야말로 무형의 재산이며 기분이 좋아지는 예술작품이다.

올 한 해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희열을 느끼며 참기쁨으로 몇 번이나 웃어보았는가. 기억을 짜내어도 손가락으로 꼽기도 버겁다.

웃음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고 있지만 웃지 않는다고 치명적인 해를 입는 것도 아니니 웃을 수 있다는 사실마저 외면하고 산 것은 아닌지. 우리네가 좀 무표정한 편이라 그런지 밝게 웃는 사람이 많지 않다. 집집마다 생활고, 병마, 입시, 취업, 결혼 등의 문제가 한 가지 혹은 그 이상으로 있기 마련인데 그것들이 삶을 누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고령자들에 대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한 정신과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눈물이 메말라 버리거나 웃음이 없어지면서 감정부터 늙어간다고. 억지로 웃더라도 그 효과가 90%나 된다고 하니 파릇한 감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억지웃음이라도 한바가지 부어주든지 ‘웃음’이라는 명약을 처방이라도 받아야 할까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까르르 넘어가는 아가의 과한 웃음소리는 최상의 소리다. 고난이 일상인 세상에 악마도 구원한다는 아가의 웃음 바이러스가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김세원(에세이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