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합창’ 들으며 한해 마무리를… 국민일보 창간 27주년 기념 음악회 14일 세종문화회관서 열려

입력 2015-12-02 05:02
지휘자 서희태(위)와 그가 이끌고 있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서울시합창단
창간 27주년을 맞은 국민일보가 오는 14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념 음악회를 연다. ‘헨델 메시아&베토벤 합창교향곡(Messiah&Choral)’이란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송년음악회를 겸해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악장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짜였다.

소프라노 박미자 이화여대 교수,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경희대 교수, 바리톤 김동규 강남대 석좌교수, 전문 연주자인 테너 이재욱 등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들이 서희태가 지휘하는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및 서울시합창단과 함께 콘서트에 참가한다.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는 2003년 창단한 민간 교향악단으로 2008년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예술감독을 역임한 서희태를 영입한 뒤 더욱 활발하게 공연하고 있다.

1부 헨델의 ‘메시아’는 성서를 토대로 한 극음악 장르 오라토리오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예수 탄생의 예언에서 시작돼 고난과 죽음, 부활과 영생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음악 서사시다. 런던에서 오페라로 실패를 맛본 헨델이 1742년 아일랜드 더블린의 필하모니협회의 의뢰를 받아 완성했다. 초연부터 대단한 찬사를 받으며 헨델을 오라토리오 최고의 작곡가로 올려놓았다. 이듬해 런던에서 연주할 때 영국 왕 조지 2세가 2부의 마지막 ‘할렐루야’ 합창에서 감동한 나머지 기립했다는 일화가 있다. 원래 헨델은 부활절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썼지만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무대에 오르는 인기 레퍼토리가 됐다. 이번에는 3부 44곡 가운데 12곡을 뽑아 하이라이트로 들려줄 예정이다.

2부에서는 성악가 4명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오페라 아리아를 1곡씩 부르며 분위기를 띄운다. 이재욱은 레하르의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 이아경은 생상의 ‘삼손과 델릴라’ 중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린다’, 김동규는 로시니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나는 거리의 만물박사’, 박미자는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그 노래 소리는’을 선보인다.

이어 자유의 환희와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4악장이 연주된다.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곡을 붙인 합창이 맨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합창’이란 부제를 단 이 작품은 베토벤이 완성해낸 마지막 교향곡이자 오랜 세월에 걸쳐 작곡된 역작이다. 182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베토벤이 스스로 지휘봉을 잡고 초연했는데,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잃은 상태여서 청중의 엄청난 박수를 듣지 못했다.

작품은 교향곡 역사에서 처음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너무나 혁명적인 시도여서 당시 일부가 비난을 하기도 했지만 ‘합창’은 기악과 성악을 혼합한 장엄한 대서사시라는 평가를 들으며 후배 작곡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송년 레퍼토리의 대명사로 사랑을 받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