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3R 상위 4팀 8승5패 동률 ‘초접전’

입력 2015-12-01 00:58
남자프로배구 디펜딩챔피언 OK저축은행(승점 26)이 지난 29일 삼성화재에 패하면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8승5패로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삼성화재와 동률을 이뤘지만 리그 초반 벌어놓은 승수 덕에 승점에서 앞서 단독 선두를 고수 중이다. 연패가 장기화할 경우 중위권 추락도 시간문제다. 현대캐피탈(승점 25)도 30일 우리카드를 3대 0(29-27 25-17 25-22)으로 꺾고 4위에서 2위로 뛰어올랐다. 상위 4팀이 8승5패 동률이다. 프로배구 출범 후 3라운드에서 이같은 접전은 처음이다.

창단 2년째인 지난 시즌 8연패를 노리던 삼성화재를 꺾고 정상에 오른 OK저축은행에는 비시즌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우승 주역 시몬(사진)이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치유하기 위해 수술을 택했다. 세터 이민규, 거포 송명근, 레프트 송희채는 국가대표로 뽑혀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해야 했다. 남은 선수들로 훈련을 했지만 주전들이 대거 빠져 연습게임 1게임도 치르지 못한 채 시즌에 돌입했다. 삼성화재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초반부터 내달렸다. 수술 여파로 2라운드가 돼서야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던 시몬이 개막전부터 불을 뿜었기 때문이다.

초반 8승1패로 승승장구했지만 김세진 감독은 불안하기만 했다. 6개월 장기레이스에 필요한 체력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한 탓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뒷심이 부족했다. OK저축은행이 우리카드, 대한항공, 삼성화재와 3차례의 풀세트 경기를 모두 패한 게 이를 말해준다.

체력이 떨어지니 블로킹도 잘 안되고 있다. 디그 6위로 반격의 기회마저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속에 김 감독은 아름다운 시즌 후반을 위해 고강도 체력훈련이란 카드를 꺼냈다. 그 여파로 치욕의 4연패를 기록 중이지만 김 감독이 속으로 웃는 이유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