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만월대서 고려시대 금속활자

입력 2015-12-01 00:55

남북이 공동으로 발굴 조사하고 있는 개성 만월대에서 고려시대에 주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속활자(사진) 1점이 출토됐다. 최광식 남북역사학자협의회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남북공동발굴조사 결과 발표에서 “이번에 바둑돌, 철갑옷 조각, 금제 유물 조각 등 작은 유물 3500여점과 건물지 19동을 발굴했다”면서 “지난 14일 만월대 서부건축군 최남단 지역 신봉문 터 서쪽 255m 지점에서 금속활자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출토된 활자는 ‘女(여자 녀)+專(전일할 전)’과 유사하게 보이나 우방 아래쪽 자획이 ‘方(모 방)’으로도 보여 정확한 글자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활자의 크기는 가로 1.35㎝·세로 1.3㎝·높이 0.6㎝이다. 최 위원장은 “여러 특징상 고려시대 활자로 보이며 만월대가 소실된 1361년이 제작 시기의 하한선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고려시대 활자는 모두 2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북한의 조선중앙역사박물관이 1점씩 보유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앞선 활자 2점과 비교할 때 이번 활자는 모양이 가장 정교해 국가가 주도해 만든 최고 수준의 활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직지심체요절은 1377년 만들어진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다. 증도가자는 고려시대 선불교 해설서인 ‘남명화상찬송증도가’의 목판본(1239년)을 찍기 전에 간행된 주자본(금속활자본) 인쇄에 쓰인 활자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진위 논란이 벌어진 상태다. 이번에 발견된 활자는 직지심체요절보다 먼저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지만, 정확한 제작 연도는 비파괴 검사나 성분 분석 등을 거쳐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