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회, 한상균 퇴거 요청… 긴장감 도는 조계사 주변

입력 2015-11-30 21:37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집회의 평화적 진행이 물 건너가게 됐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조계사 내부에선 일부 신도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경내에서 나가라고 요구하며 실랑이가 벌어졌다. 민주노총이 평화시위를 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폭력시위자 현장검거 방침을 내놓으며 강경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30일 오후 2시40분쯤 조계사 신도회 소속 신도 15명은 경내에 머물고 있는 한 위원장을 찾아가 “신도들이 불편을 겪고 있으니 신속히 조계사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한 위원장이 “5일만 시간을 달라”며 거절하자 신도들은 그를 강제로 끌고 나오려고 20여분간 몸싸움을 벌였다. 신도회 관계자는 “30일 밤까지 경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있었고 결국 실패했다”고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속옷이 드러날 정도로 옷을 찢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은 이후 조계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이 조계사를 압박해 벌어진 일이다.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일부 신도의 행위가 조계사 공식 입장은 아닌 걸로 안다”며 “절박한 심정으로 한 위원장 신변 보호를 조계사에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자진 출두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도회의 항의에 이영주 사무총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조계사 밖으로 나왔다. 경찰은 6개 중대 병력을 조계사 밖에 배치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신변 위협을 느낀 한 위원장이 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밖으로 나올 경우에 대비해 인원을 늘렸다”고 말했다. 조계사 관계자는 “신도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 한 위원장 거취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의 질서유지선을 침범하고 장시간 주요 도로를 점거한다면 준법시위가 아니다”며 “경찰이 금지한 2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체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경찰에 자진출두하고, 주최 측이 평화집회를 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만 12·5집회가 인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세환 신훈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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