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문재인 측 “安, 혁신안 거부 진정성 없어… 혁신 전대, 분열의 전대될 것”

입력 2015-11-30 21:56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배포된 자료를 보며 이종걸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혁신위원회 혁신안’ 고수를 내세우며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요구에 반격을 가했다. 주류 진영도 “안 의원이 전날 요구한 혁신전대는 ‘분열의 전대’가 될 것”이라며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류 “당 여론은 혁신전대 아니다”=문 대표는 30일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사수를 천명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의 출발은 혁신위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이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혁신전대를 거부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말이 들어가야 정확한 것이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날 혁신안 폐기 가능성을 시사한 안 의원 제안에 대한 거부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문 대표 측은 “(문 대표 발언이) 혁신전대 제안 거부라는 것은 지나친 단정”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당내 의견을 청취한 뒤 본인 입장을 밝히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안 처리 등 중요 현안이 있는데, 거취 문제를 언급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여러 의견을 청취한 뒤 말씀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문 대표는 말을 아꼈지만 안 의원 제안을 그대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 대표 측에서는 혁신전대 제안을 수용할 경우 재신임정국까지 거치며 사수한 혁신안이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된다. 또 문 대표가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 재출마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문 대표 측은 당내 여론도 안 의원 제안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혁신전대가 실현되려면 오늘 의원총회에서 불이 붙어야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안 의원 제안에 대한 주류 진영의 불만도 끓어오르는 양상이다. 한 주류 의원은 “혁신전대가 아닌 분열의 전대가 될 것”이라며 “그 경우 두 사람은 물론 당도 죽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주류 “문 대표 사퇴 안 하면 추가 탈당 가능성 배제 못해”=문 대표가 안 의원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주류 일각에서 문 대표 사퇴에 따른 조기 전대를 ‘마지노선’으로 보는 시선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신당에 탄력을 주게 된다”며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분이 몇 분 있고, (추가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일 문 대표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협력 의사를 밝혔던 박원순 시장은 안 의원의 혁신전대 제안에 대해 “당의 문제는 당 대표와 주요 지도자들이 해야 한다. 앞으로 저에게 묻지 말라”고 했다. 박 시장은 서울 구로구의 한 예술극장에서 열린 박영선 의원의 북콘서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