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30일 광주를 찾아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압박했다. 당의 심장부에서 전대가 최선이자 최후의 제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론전에 나선 셈이다. 안 의원이 참석한 토론회는 ‘문 대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광주에서 개최한 혁신토론회, 택시기사와의 간담회 등에 연이어 참석해 “이대로 가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 혁신 전대가 가장 근본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이고 최선이라고 본다”며 “문 대표가 고민한 뒤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거부되면 탈당을 고려하나”라는 질문에도 “문 대표도 이 방법(전대) 말고 다른 방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언론 간담회에서는 “(문 대표 결정이) 이번 주 내에 나와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인 공천 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전대 출마와 관련, “꼴찌를 해도 좋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우리 당이 변화하고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감당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특히 “저 개인적으로는 당선될 가능성 희박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전대 제안이 당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지, 본인이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전대에 대한 당내 반박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그는 문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 “제가 말한 혁신 전대는 그것을 통해 보다 더 큰 혁신을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분열 전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서 전대가 모두 (총선이 있는 해) 1월에 치러졌고, 총선을 제대로 치렀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당이) 공멸할 수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토론회에서는 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토론자로 나선 송태종 전 광주시의원은 “주류라는 친노(친노무현)그룹에 먼저 당내 패권적 행태를 내려놓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특히 문 대표가 착각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혁신안 등 지금까지 과정이 누가 봐도 ‘그들만의 잔치’를 준비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전남대 조정관 교수는 격앙된 목소리로 “문재인을 위해서 당이 존재하나, 아니면 국민을 위해서 당이 존재하나”라며 “호남 사람들이 오죽했으면 호남이 사랑하는 당 대표가 5% 나왔나? 그런데도 물러나지 않는다. 염치도 이렇게 없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하나”고 말했다. 이어 “이 당이 안 바뀌면 치워야 한다. 이 당 치우고 새 당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자 “옳소”라는 동의가 쏟아졌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당권 대결을 전망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붙으면 5대 5 싸움이 될 것 같다”며 “문 대표의 리더십이 2·8전당대회 당시보다 추락해 있고, 문 대표에 대한 반대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성수 기자, 광주=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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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몰이로 압박 나선 안철수 측 “당의 근본적 변화 위한 것 혁신 전대가 최선의 방법”
입력 2015-11-30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