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몰이로 압박 나선 안철수 측 “당의 근본적 변화 위한 것 혁신 전대가 최선의 방법”

입력 2015-11-30 21:55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30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야당의 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강연자의 발언에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은 30일 광주를 찾아 문재인 대표를 향해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압박했다. 당의 심장부에서 전대가 최선이자 최후의 제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론전에 나선 셈이다. 안 의원이 참석한 토론회는 ‘문 대표 성토대회’를 방불케 했다.

안 의원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광주에서 개최한 혁신토론회, 택시기사와의 간담회 등에 연이어 참석해 “이대로 가서는 총선을 치를 수 없다. 혁신 전대가 가장 근본적으로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방법이고 최선이라고 본다”며 “문 대표가 고민한 뒤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거부되면 탈당을 고려하나”라는 질문에도 “문 대표도 이 방법(전대) 말고 다른 방법이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언론 간담회에서는 “(문 대표 결정이) 이번 주 내에 나와야 한다. 그래야 정상적인 공천 과정을 거칠 수 있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안 의원은 전대 출마와 관련, “꼴찌를 해도 좋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우리 당이 변화하고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드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어떤 대가라도 감당할 각오가 돼 있다”고 했다. 특히 “저 개인적으로는 당선될 가능성 희박하다고 본다”고도 했다. 전대 제안이 당을 혁신하기 위한 것이지, 본인이 당권을 차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전대에 대한 당내 반박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그는 문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거부해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 “제가 말한 혁신 전대는 그것을 통해 보다 더 큰 혁신을 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분열 전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세 번에 걸쳐서 전대가 모두 (총선이 있는 해) 1월에 치러졌고, 총선을 제대로 치렀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당이) 공멸할 수 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토론회에서는 문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토론자로 나선 송태종 전 광주시의원은 “주류라는 친노(친노무현)그룹에 먼저 당내 패권적 행태를 내려놓으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특히 문 대표가 착각하는 게 아닌가 한다”며 “혁신안 등 지금까지 과정이 누가 봐도 ‘그들만의 잔치’를 준비하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전남대 조정관 교수는 격앙된 목소리로 “문재인을 위해서 당이 존재하나, 아니면 국민을 위해서 당이 존재하나”라며 “호남 사람들이 오죽했으면 호남이 사랑하는 당 대표가 5% 나왔나? 그런데도 물러나지 않는다. 염치도 이렇게 없는 사람이 당 대표를 하나”고 말했다. 이어 “이 당이 안 바뀌면 치워야 한다. 이 당 치우고 새 당 만들어야 한다”고 외치자 “옳소”라는 동의가 쏟아졌다.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문 대표와 안 의원의 당권 대결을 전망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비주류의 한 의원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 붙으면 5대 5 싸움이 될 것 같다”며 “문 대표의 리더십이 2·8전당대회 당시보다 추락해 있고, 문 대표에 대한 반대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성수 기자, 광주=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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