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28일 강원도 원산을 방문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한 것으로 보인다고 국가정보원이 밝혔다.
주호영 국회 정보위원장은 30일 이병호 국정원장이 국회 정보위에 이같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28일 오후 2시 원산 앞바다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발사했으나 궤적 추적이 전혀 안돼 실패한 것으로 파악했다고도 보고했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가 27일 원산 구두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국정원은 SLBM의 캡슐(보호막) 파편이 포착됐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다른 부품의 파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지난번 SLBM 사출시험에서 수면에서 150m 정도 상승하다 떨어졌는데, 150m 상승한 궤적도 다 추적할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이번에는 전혀 궤적이 추적되지 않아 실패한 것으로 (국정원은) 본다”고 했다.
국정원은 조용원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권력서열에서 상당히 급부상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내용도 정보위에 보고했다. 조직지도부는 감시와 검열 업무를 담당한다. 58세 정도로 추정되는 조 부부장은 권력서열 2위인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다음으로 김 제1비서를 많이 수행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사흘 전 김 제1비서의 원산 구두공장 시찰도 수행했다.
주 위원장은 “북한은 직책도 직책이지만 최고 권력자(김 제1비서)와의 접촉 빈도도 해당 인사의 권력 서열을 나타내기 때문에 상당히 (권력 서열이) 급부상한 걸로 판단한다고 했다”며 “최근 김 제1비서가 각 부서를 검열·감독하는 과정에서 그 업무를 맡은 조직지도부 부부장이 자연스럽게 부상한 것으로 본다는 게 국정원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보위는 국정원의 대(對)테러 예산을 증액했다. 주 위원장은 대테러예산을 증액한 내년도 국정원 예산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국정원이 테러 대비 예산안을 예년보다 증액해 국회에 제출했으며 정보위에서 이 금액보다 대테러 예산 규모를 더 늘렸다”고 했다. 대신 정보위는 다른 항목에서 국정원 예산을 삭감해 전체 예산 규모는 당초 제출안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관 예산의 구체적인 규모와 액수는 국가 기밀 사항으로 분류된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김정은, 지난 28일 원산 SLBM 발사 참관한 듯”… 국정원장, 국회 정보위 보고
입력 2015-11-30 2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