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멤버였던 이주노(48·본명 이상우·사진)씨가 사기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됐다. 이씨는 각종 사업 실패로 2012년 파산선고까지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투자 명목으로 1억여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1996년 1월 그룹 해체 후 기획사 ING엔터테인먼트를 운영했다. 동료 멤버 양현석(45)씨도 비슷한 시기 YG엔터테인먼트를 꾸렸다. 두 사람은 당대 최고의 댄서였다. 제작자로 성공한 양씨와 달리 이씨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씨는 96년 7월 남녀 혼성그룹 영턱스클럽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켰지만 이듬해 ‘외환위기 한파’로 직격탄을 맞았다. 2000년 솔로앨범을 발표했으나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반면 서태지(43)씨는 같은 해 미국에서 귀국해 화려하게 가요계에 복귀했다. 이씨는 2005년 자서전을 출간해 “사업과 솔로앨범 실패로 40억여원을 날렸다.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때 수십억원을 받아 돈이 무한정 있다고 착각했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이씨는 2009년 뮤지컬 ‘이주노의 빨간 구두’를 연출했다가 실패했다. 2012년 12월엔 파산선고를 받았다. 스물세 살 연하의 아내와 결혼한 지 3개월 만이었다.
파산 후 돌잔치 전문업체를 차리기도 했다. 개업자금 10억원 가운데 본인 돈은 1억원뿐이었다. 투자자 2명에게 수익금 50%를 약속하고 5억원을 빌렸다. 그래도 모자라 다른 2명에게 또 손을 벌렸다. 그는 2013년 12월과 지난해 1월 각각 5000만원, 65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1주일 후 갚겠다” “이자로 매달 15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심우정)는 이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이씨가 고소인에게 “서태지라도 만나 (돈을) 받아오겠다”고 말한 녹취록이 최근 방송에서 공개되기도 했다.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서태지와 아이들, 엇갈린 ‘그 후’… 서·양현석은 잘나가는데 이주노, 사기 혐의 재판에
입력 2015-11-30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