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토리오(Oratorio·종교음악) '메시아'의 할렐루야 코러스가 울릴 때 기립 박수를 친다. 연극 '빈방 있습니까'의 주인공 덕구가 울 땐 함께 눈물을 흘린다. 블랙가스펠 그룹 '헤리티지'의 노래를 들으며 미소를 지어본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다양한 크리스천 문화 공연이 우리를 웅장함, 따뜻함, 즐거움으로 초대하고 있다.
헨델(1685∼1759)의 ‘메시아(Messiah·구세주)’는 하이든의 ‘천지창조’, 멘델스존의 ‘엘리야’와 함께 세계 3대 오라토리오로 꼽힌다. 오페라 작곡에 연이어 실패하고, 반신불수에서 겨우 몸을 회복한 작곡가 헨델에게 1741년 음악회 제안이 들어온다. 그는 찰스 제넌스로부터 받은 대본을 바탕으로 메시아 작곡에 착수한다.
측근은 헨델이 메시아를 작곡할 때 마치 이 땅을 벗어난 사람처럼 보였다고 전한다. 3부로 구성된 메시아는 예언과 탄생, 수난과 속죄, 부활과 영생을 주제로 구성돼 있다. 헨델은 ‘할렐루야’ 합창으로 2부를 완성한 뒤 “내 눈으로 천국을 보았던 것 같아. 그리고 위대한 하나님도!”라며 눈물을 흘렸다. 헨델은 22일 만에 이 곡을 완성한다.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곡이다. 1743년 메시아가 영국 런던 왕립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국왕 조지 2세는 할렐루야 코러스 부분에서 감격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후 메시아가 공연될 때 이 부분에서 모든 청중이 기립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칸티쿰합창단은 15일 오후 7시30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열리는 제22회 정기연주회에서 메시아를 연주한다고 1일 밝혔다. 1996년 창단한 칸티쿰합창단은 교회음악을 전문적으로 연주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하이든의 ‘천지창조’에 이어 올해 헨델의 메시아를 연주한다. 지휘자 서광태는 “전문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크리스천 단원들이 모여서 노래한다. 연주회 때마다 공연이라기보다는 예배의 감격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모테트합창단은 14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다 함께 부르는 메시아’를 공연한다. ‘다 함께 부르는 메시아’는 관객들이 악보를 보면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형식의 공연이다. 서울시합창단은 14일 오후 8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서희태 지휘로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헨델의 메시아와 베토벤의 ‘합창’을 부른다. CTS소울콰이어(지휘 손인오)는 10일 오후 7시30분 서울 동작구 CTS아트홀에서 CTS 창사 20주년을 맞아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한다. 크리스마스 캐럴 메들리를 선보인다.
극단 증언은 연극 ‘빈방 있습니까’(각본 최종률)로 35년째 매년 12월 우리를 찾아오고 있다. 공연 일정 공지가 늦어지면 티켓을 판매하는 인터넷 사이트나 공연장으로 관객들이 공연 여부를 묻는 ‘희한한’ 공연이다. ‘빈방 있습니까’는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를 극화한 것이다. 성탄 연극을 준비하던 어느 교회 고등부 연극반 교사가 지적장애인 덕구에게 여관 주인 역을 맡긴다.
덕구는 눈물겨운 연습을 한다. 그런데 12월 24일 공연 당일 빈방을 애타게 찾는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를 본 덕구는 극과 현실을 혼동하다 끝내 울음을 터트리고 연극은 중단된다. 20대에 처음 덕구역을 맡았던 배우 박재련은 어느덧 머리 희끗한 50대 중년이지만 매 연말엔 영락없는 고등학생 덕구가 된다. 1981년 초연된 이 공연은 9∼29일 서울 대학로 엘림소극장에서 공연된다.
극단 아름다운세상은 9∼30일 서울 종로구 북촌아트홀에서 ‘특별한 손님’을 무대에 올린다. 구두쇠 할머니가 손녀의 편지를 통해 성탄절을 앞두고 특별한 손님을 만난다는 내용이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가족 연극이다. JDC무용원(대표 이소영)은 2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상명대 아트센터 대극장 계당홀에서 ‘남미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으로 정기 콘서트를 연다.
발랄한 캐럴에 맞춰 댄스로 예수 탄생의 기쁨을 표현하고, 발레로 예수의 고난을 표현한다. 예수의 사랑은 남미 댄스, 한국 무용, 힙합 등 다양한 워십댄스로 표현한다. 다양한 춤을 통해 예수의 탄생과 고난뿐만 아니라 그 사랑을 볼 수 있는 공연이다. CCM 아티스트 유은성이 게스트로 참여한다. 공연 수익금은 내년 남미 선교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스탠드업커뮤니티 ‘스탠드업 어게인’ 콘서트는 7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 성남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린다. 지병 등으로 병석에 누워있는 아버지들이 노래를 부르며 희망과 용기를 갖는 문화행사이다. 가수 박지헌, 이시몬, 노래하는 바이올리스트 콘(Kon), 비보이팀 겟더크라운(Get the Crown)이 출연한다.
추길호 목사가 이끄는 찬양선교팀 TW12(True Worshipers 12·트루워십퍼스 투웰브)는 20일 대전 서구 한밭교회, 22일 광주 북구 두암중앙교회, 23일 전남 광양 골약교회, 24일 부산 해운대구 새삶교회 등에서 성탄 공연을 한다. TW12는 미주 음대 유학생을 중심으로 구성된 선교단이다. 전 세계 6000여 이민교회 예배를 돕기 위해서 2008년 설립됐다.
블랙가스펠 그룹 헤리티지는 29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공감센터에서 콘서트를 연다. 헤리티지는 “영혼을 울리는 소울뮤직, 블랙가스펠을 라이브로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헤리티지는 500차례가 넘는 라이브 공연을 해왔다. 김효식, 박희영, 이신희, 이경선, 이철규가 멤버다. 헤리티지뮤직스쿨을 통해 콰이어를 구성해 함께 공연하기도 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기쁘다 구주 오셨네 ‘메시아’ 만나고 ‘빈방 있습니까’ 찾고… 연말 크리스천 문화 공연 풍성
입력 2015-12-01 18:43 수정 2015-12-02 1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