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중대 기로] ‘文安 불통’ 계속된다… ‘화성 재인’ vs ‘금성 철수’

입력 2015-11-29 21:06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장고(長考)’ 끝에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을 거부하면서 이번에도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베스트셀러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 빗대 ‘화성 재인’ ‘금성 철수’로 불리는 당내 두 대권주자의 불통(不通)이 이번 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표와 안 의원의 ‘불통의 역사’는 2012년 대선 야권후보 단일화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단일화 압박이 거세지자 두 후보는 협상에 나섰지만 이견만 주고받았다. 협상 중간 불신의 분위기가 감지됐고, 안 의원 측은 “(문 대표 측의) 겉의 말과 속의 행동이 다르다”며 협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는 결국 안 의원의 일방적인 후보직 사퇴로 이어졌다. 야권은 대선에서 패배했다.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양측의 감정은 악화될 대로 악화됐다.

이후에도 관계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 문 대표는 지난 5월 당 혁신위원장직을 안 의원에게 공식 제안했으나 안 의원은 이를 거부했다. 회동 이후 안 의원은 “제안을 확실히 거절했다”고 했지만 문 대표는 “유보적 상황”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는지에 대해서도 서로 말이 달랐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 “문 대표와 안 의원은 너무 다른 사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고방식의 차이가 극명해 같은 상황을 두고도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지난 9월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문·안 회동’ 때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안 의원은 “문 대표는 제가 제시한 혁신 방향에 공감하고 이를 당내에서 논의하기로 했다”고 했으나 문 대표의 반응은 없었다. 지난 10월 안 대표가 당 수권비전위원회 구성을 제안하자 문 대표는 “위원회를 직접 이끌 생각이 있다면 (안 의원을 위원장으로) 추천하겠다”고 했다. 안 의원도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그간 계속됐던 문·안 회동 후 제대로 된 결과물이 나왔던 적이 없어 안 의원이 문 대표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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