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통해 신용평가… 이자로 히트곡 음원도 제공
입력 2015-11-29 19:40 수정 2015-11-29 21:52
카카오가 주도하는 한국카카오은행과 KT가 이끄는 케이뱅크는 사업계획의 혁신성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들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카카오톡과 연결된 간편송금, 카드나 결제대행 업체 없이 고객과 가맹점을 직접 연결하는 현금결제, 고객의 SNS 활동 내역까지 활용한 신용평가,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자문가) 서비스, 예금 이자로 현금 대신 음원이나 음성통화 같은 비(非)금융 혜택을 주는 것 등이 구현될 전망이다.
◇기존 은행에 없는 혁신 서비스 기대=카카오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로엔(멜론), SGI서울보증, 우정사업본부, 이베이(G마켓·옥션), 중국 텐센트 자회사 스카이블루 등 11개사가 참여한 카카오은행은 “시중은행에서는 접할 수 없는 다양한 금융 혁신을 모바일로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카카오은행의 사업계획을 보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앱투앱 결제’, 결제대행 업체인 VAN사나 PG사 없는 결제, 카카오톡 기반의 국내외 간편 송금으로 거래비용(수수료)을 줄이고, 이것의 상당 부분을 고객과 판매자에게 혜택으로 돌려줄 방침이다. 또 모바일·온라인 활동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 시스템인 ‘카카오스코어’, 현금 이자만으로 누릴 수 없는 다양한 혜택(콘텐츠·게임아이템)을 제공하는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 24시간 고객 문의에 답하는 ‘금융봇’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KT와 우리은행, 현대증권, GS리테일, 한화생명,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관광공사 등 21개사가 참여한 케이뱅크는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동네 네오뱅크’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금리 시장을 열어 소상공인 등 서민경제를 지원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 10%대 중금리 대출의 활성화는 정부가 크게 기대하는 부분이다.
◇비용 절감으로 예금금리 올라갈 듯=케이뱅크는 계좌번호 없이 휴대전화 번호나 이메일·SNS로 송금할 수 있는 ‘심플뱅킹’,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와 생활 편의를 결합한 ‘디지털 이자 예금’ 등도 내놓을 예정이다. 디지털 이자 예금은 가입하는 고객에게 IPTV 주문형 비디오(VOD)나 KT뮤직 ‘지니’의 음원, 음성통화, 데이터, KT·GS의 멤버십 포인트 등 주주회사의 자산을 이자로 제공한다. 케이뱅크에 참여한 GS리테일의 GS25 편의점과 KT의 공중전화박스, 카카오은행에 참여한 우정사업본부의 우체국은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자동화기기)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무점포 영업이므로 기존 은행보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비용 절감을 통해 여·수신 금리와 수수료 조정 여력이 커지며 특화된 서비스도 가능하다.
관련 제도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국대 경영학부 강경훈 교수는 “SNS 등 다양한 형태의 소비자 빅데이터를 수집해 신용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며 “빅데이터 및 금융 정보에 대한 권한·의무 관련 법규는 물론 정보보호·관리 시스템, 정보유통업 등 관련 시장제도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