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봉투값까지 껑충’ 커지는 한숨… 공공요금 잇단 인상 서민 부담

입력 2015-11-29 21:59
서울시를 비롯한 수도권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 6월 버스와 지하철 요금에 이어 쓰레기 봉투값도 속속 인상하고 있다. 원가 상승 등으로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경기 침체로 주머니가 홀쭉해진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9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중 21곳이 물가심의와 조례개정을 거쳐 하반기에 일반종량제 봉투값(20ℓ 기준)을 기존 340∼400원에서 440원으로 인상했다. 동작구는 2017년 인상분까지 반영해 490원으로 올렸다. 강남·강서·서초·중구 등 나머지 4개 구도 내년 상반기 중 44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21개 자치구는 음식물류폐기물 종량제 봉투값(2ℓ 기준)도 40∼130원에서 140∼160원으로 올렸다. 강북·강서구는 구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초 인상할 방침이다.

자치구들이 쓰레기 봉투값을 일제히 인상하고 있는 것은 서울시가 인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일반종량제 봉투값은 올해와 2017년 2단계로 나눠 490원까지, 음식물종량제 봉투값은 190∼2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각 자치구에 제시했다.

내년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의 생활폐기물 반입수수료가 대폭 인상되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수도권매립지공사는 생활폐기물 1t당 반입수수료를 현재 2만50원에서 내년 2만4520원으로 약 22.3%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속적인 물가상승에도 종량제 봉투 가격을 동결해 왔지만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반입수수료까지 오르게 돼 인상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남양주시도 20ℓ짜리 봉투 가격을 지난 7월 310원에서 740원으로, 파주시는 670원에서 800원으로 조정했고 인천 남동구도 지난 10월 620원에서 750원으로 올리는 등 수도권 다른 시·군·구들도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대공원 입장료도 13년 만에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성인 기준 요금을 3000원에서 최고 6000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서울대공원 입장료는 2003년 성수기 요금을 1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하고 2007년 비수기 요금을 3000원으로 통일한 것 말고는 13년째 동결돼 왔다. 지자체들이 안정적인 물 관리를 위해 정부에 수도요금 현실화를 요청하고 있어 내년에는 상수도요금까지 들썩일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 강모(50·서울 강동구)씨는 “공공요금 인상은 살림살이가 빠듯한 서민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라며 “정부나 지자체가 요금인상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