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봉은사역명… 선호도 조사 다시 한다

입력 2015-11-29 21:36
서울 강남구는 서울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과 관련된 주민 선호도 조사를 다시 실시하고 역명개정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월 강남구가 실시한 지하철역명 주민 선호도 조사에 봉은사가 조직적으로 개입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신연희(사진 오른쪽) 구청장은 27일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강남구청에서 열린 코엑스역명추진위원회(위원장 김상호) 관계자들과의 면담에서 “강남구가 무작위로 역명과 관련된 주민 설문조사를 다시 실시하면 이의가 없을 것”이라면서 “코엑스역명추진위 관계자들이 강남구 지명위원회에 출석해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신 구청장은 “(봉은사역명 문제제기는) 강남구에 대한 일종의 민원으로 우리 구에서 해결한 뒤 서울시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설명하고 배석한 강남구 교통정책과 관계자에게 “검토해서 빠른 시일 내에 (여론조사를) 다시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코엑스역명추진위 관계자들은 강남지역과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역명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신혜 부위원장은 “지상 명칭은 코엑스 사거리인데 지하 명칭은 봉은사다. 그래서 지명 충돌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종순 부위원장도 “봉은사의 1년 방문자는 25만명으로 코엑스 1일 방문자수에 불과하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 인프라로서 상징적 의미가 큰 코엑스를 놔두고 봉은사역으로 확정·고시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윤성원 부위원장도 “코엑스 사거리는 향후 광역철도가 신설되고 강남 마이스 관광특구의 중심축이 될 상징적인 공간”이라면서 “이런 대표적 공간에 사찰이름을 붙이면 지역 개발에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시 지하철역명 제·개정 절차 및 기준’에 따르면 강남구는 주민 선호도 조사 후 강남구 지명위원회 의결결과를 첨부해 서울시에 역명 개정을 요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의 요청에 따라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개최하고 역명 변경 여부를 결정한다.

백상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