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펀드 581개 없앤다… 내달부터 ‘소규모’ 대청소

금융 당국이 ‘자투리 펀드’(소규모 펀드) 대청소에 나섰다. 소규모 펀드는 설립 후 1년이 지난 공모 펀드 중 50억원이 채 못 되는 펀드를 가리킨다. 운용의 비효율성과 수익률 저하 우려로 개선 필요성이 줄곧 제기됐다.

2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방안에 따르면 당국과 업계는 12월부터 기존 소규모 펀드 일제 정리를 시작한다. 6월 말 현재 소규모 펀드는 815개로 전체 공모 펀드(2247개)의 36.3%를 차지한다. 자산운용사들이 당국의 요구에 따라 낸 정리 계획안을 보면 815개 자투리 펀드 가운데 우선 581개가 내년 5월 말까지 정리된다. 238개는 임의 해지되고, 19개는 다른 펀드와 합병되며, 108개는 다른 모(母)펀드의 자(子)펀드로 편입된다. 나머지 216개는 3개월 안에 추가 투자자를 모아 50억원 이상으로 키우게 된다. 이런 식으로 자투리 펀드를 정리해 내년 말까지 전체 공모 펀드의 5% 내외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자투리 펀드가 새로 생겨나는 것도 억제된다. 앞으로 나올 공모 펀드는 출시 후 6개월 안에 15억원 넘게 모으지 못하면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당국은 설정 후 6개월간 15억원을 초과하지 못한 펀드는 같은 운용사의 대표 펀드로 자동 전환되게 하는 조항을 펀드 계약서에 넣도록 업계에 요구했다. ‘6개월 15억원’ 조건을 충족하더라도 설정 후 1년이 됐을 때 50억원을 채우지 못하면 대표 펀드로 전환되거나 관련 규정에 따라 정리된다. 자투리 펀드 정리가 미흡한 운용사는 목표를 충족할 때까지 신규 펀드 등록이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