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화제] ‘중국 인권 비판’ 미스월드 캐나다 대표 中 입국 거부로 결승전 참가 좌절

입력 2015-11-27 19:55
미스월드 캐나다 대표 아나스타샤 린이 27일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나의 미인대회 참가를 금지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정부의 인권 탄압을 비판해온 미스월드 캐나다 대표가 입국을 거부당해 중국에서 열리는 올해 미스월드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중국계인 아나스타샤 린(25)은 올해 미스월드 캐나다로 뽑혔지만 다음달 19일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리는 미스월드대회 결승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중국으로부터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입국 비자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짐을 싸 홍콩까지 날아갔지만 비자가 나오지 않아 참가 마감시한을 넘길 때까지 하이난행 비행기에 오를 수 없었다.

린은 대회 참가 무산 후 홍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이 정치적 이유로 대회 참가를 금지했다”며 “중국 정부가 내가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린은 “나는 정당한 캐나다 대표”라며 “내 자격이 주최국의 정치적 차별에 따라 달라진다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자기 검열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10대 때 어머니와 함께 캐나다로 이주한 린은 캐나다 대표 선발 이후 중국 정부의 파룬궁 탄압 등 인권 탄압은 물론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자치 문제까지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그는 지난 7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 중국 내 종교 박해 실태를 증언하며 “신앙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구타 당하는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NYT는 린의 참가 무산에 앞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에 대해 지지 의사를 밝힌 본 조비, 오아시스 등 가수들의 중국 콘서트가 무산되는 등 중국이 자국에 비판적인 문화예술인들을 교묘하게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