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전선과 드디어 손을 잡기로 했다. 터키가 러시아 전폭기를 격추시킨 사건이 발생하면서 주요 강대국들의 ‘반(反)IS 동맹’이 위태로워지는 듯했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테러리즘과의 전쟁에는 협력할 뜻을 밝혔다. 미군 특수부대도 시리아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IS 격퇴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IS 격퇴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 작전에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푸틴은 “파리 연쇄 테러와 러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은 양국이 테러리즘과의 전쟁에서 협력하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올랑드 대통령이 광범위한 반테러 동맹 결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그런 동맹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는 앞으로 테러리스트가 아닌 온건 반군이 장악한 지역은 공습에서 제외하겠다”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시리아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선 러시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정보를 교환하면서 공습 대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축출 문제를 놓고선 양측이 의견차를 드러냈다. 그동안 알아사드 정권을 지지해온 푸틴은 “알아사드 대통령의 운명은 시리아인들 손에 맡겨야 한다”면서 “IS를 몰아내려면 시리아 정부군은 당연한 동맹군”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올랑드 대통령은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시리아엔 과도정부가 들어서야 한다”며 퇴진을 요구했다.
AFP통신은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 관계자를 인용해 이날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에 도착했으며 IS에 대항하는 반군들을 상대로 교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군 특수부대가 IS의 수도격인 라카를 공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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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1-27 19:54 수정 2015-11-27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