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전직 대통령이 서거하여 많은 사람이 ‘조문’을 하였다고 합니다.
‘조문(弔問)’은 고인의 영전에서 예를 갖추는 ‘조상(弔喪)’과 유족의 슬픔을 위문한다는 뜻의 ‘문상(問喪)’이 합쳐진 말인데, 사실 조상과 문상이 한자리에서 이뤄지지요. 요즘은 ‘조상’이란 말은 잘 들을 수 없고 ‘조문’과 ‘문상’이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부모나 조부모가 세상을 떠나 상중에 있는 사람을 ‘상제(喪制)’라고 합니다. 상제 중에 주(主)가 되는 한 사람을 ‘상주’ 또는 ‘맏상제’라고 하는데, 대개 큰아들이 되지요. 전직 대통령 상중에 “동교동계 인사들이 ‘상주’가 되어 조문객을 맞았다”라는 기사를 보았는데, 잘못입니다. 굳이 말한다면 ‘상제’라고 해야 합니다.
‘관혼상제(冠婚喪祭)’라는 말이 있지요. 성인식인 관례, 혼인식인 혼례, 그리고 상사(喪事) 의식인 상례, 제사 의식인 제례를 일컫습니다.
‘상례’에서 듣게 되는 말 중에 빈소(殯所)는 ‘상여가 나갈 때까지 관을 놓아두는 방’을 말하고, 발인(發靷)은 수레가 출발한다는 의미로 ‘장례를 지내러 가기 위해 상여가 빈소를 떠난다’는 뜻입니다. ‘영결(永訣)’은 망인과 산 사람이 영원히 결별하는 것을 말하지요. ‘영이별(永離別)’이라고도 하는데, 다시는 만나지 못하고 영영 헤어진다는 뜻입니다.
서완식 어문팀장 suhws@kmib.co.kr
[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亡人과 유족에게 예를 갖추는 ‘조문’
입력 2015-11-27 2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