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프로농구에서 서울 삼성에게 울산 모비스는 ‘저승사자’로 불릴 법하다. 3년 10개월 넘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그 기간 23연패를 당했다.
삼성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82대 93으로 패했다. 삼성은 이로써 2012년 1월 14일부터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모비스를 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23연패는 프로농구 특정 팀 상대 최다 연패 기록이다. 이 다음으로는 2001년 11월부터 2004년 2월까지 SBS(현 KGC인삼공사)가 동양(현 오리온)을 상대로 17연패 한 기록이 있다. 삼성은 2012년 1월 10일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88대 81로 승리한 이후 모비스에 내리 23번을 지기만 했다. 이날 이겼더라면 1416일 만에 모비스 상대 승리를 따낼 수 있었던 삼성은 23연패째를 당하며 내달 17일 4라운드 맞대결을 기약하게 됐다. 반면 모비스는 삼성을 상대로 23연승이라는 압도적 우위로 ‘천적’임을 과시했다.
삼성은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인 28점을 올린 양동근을 막지 못해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삼성은 64-69로 뒤지던 8분16초를 남기고 양동근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8점 차가 됐다. 이어 또다시 양동근에게 골밑 돌파까지 당하며 64-74, 10점 차가 됐다.
삼성도 연패 사슬을 끊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문태영 등 지난 시즌까지 모비스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연속 득점으로 70-78로 추격했다. 그러나 모비스 양동근이 이번에는 천대현에게 노마크 3점슛을 어시스트해 종료 5분45초 전 다시 81-71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승부는 사실상 이 때 끝났다. 모비스는 이후 더 달아나기 시작하면서 한 때 21점 차까지 점수를 벌렸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양복 상의까지 벗어 던지며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삼성은 라틀리프(22점·8리바운드)와 문태영(16점·6어시스트)이 분전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모규엽 기자
23연패… 삼성 “모비스 미워”
입력 2015-11-26 2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