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러, 하늘길·에너지 수송로 끊겨

입력 2015-11-26 21:55
크림 병합 이후 악화일로를 걸어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에 또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영공 경유 비행금지와 천연가스 수입 중단을 선언하자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로의 가스와 석탄 공급 중단으로 맞서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이날 내각회의에서 “모든 러시아 항공사들에 우크라이나 영공 경유 비행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국가의 안보 문제이자 러시아의 공격적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5일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항공 운항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치는 러시아 민항기와 군용기 등 모든 비행기들이 자국을 거쳐 운항하는 것을 금지한 것이다. 그러자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크라이나 측이 선납금을 내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세관도 우크라이나로 공급되는 연료 및 제철용 석탄을 통관시키지 않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전했다. 야체뉵 총리는 이날 오후 “유럽의 다른 국가들로부터 더 싼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겠다는 제의를 받았다”면서 “러시아가 우리에게 가스를 공급하지 않는 게 아니라 우리가 구매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는 본토와 크림반도 간 교통·화물 운송을 중단하는 상품 봉쇄 조치를 취했다. 지난 22일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이 크림행 송전선을 폭파시켜 현지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촉발시키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26일부터 크림반도에 전력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