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영면의 길은 외롭지 않았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만 닷새간 3만7400여명의 조문객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전국에 설치된 분향소에도 18만명이 넘는 조문객이 방문했다.
서거 당일인 지난 22일부터 영결식이 열린 26일 오후 1시까지 전국 각지에서 정·관·재계 인사와 일반시민 등이 이곳 빈소를 찾았다. 서거 당일인 22일 3000여명이었던 조문객은 23일 9300여명, 24일 7800여명, 25일 1만42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하루 평균 7480여명, 시간당 340여명이 빈소를 직접 찾은 셈이다. 26일 오전에만 1300여명이 조문했다. 조문객이 남긴 방명록은 모두 63권으로 이 가운데 일반시민이 작성한 것만 53권이었다. 고인을 기리기 위해 보내온 조화도 323개나 됐다.
전국적인 조문 열기도 뜨거웠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26일 오후 2시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221개 분향소를 찾은 조문객이 18만3796명으로 집계됐다. 24일 하루에만 5만2295명이, 영결식 전날인 25일은 6만9399명이 분향소를 다녀갔다. 영결식이 거행된 26일에도 2만1200명이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YS의 고향 거제도가 있는 경남 지역에서는 14개 분향소에서 모두 3만8305명이 조문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문객이 찾았다. 국회의사당에 설치된 정부 대표 분향소에는 3218명이 찾아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조문했다.
빈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정당 대표, 황교안 국무총리와 정홍원 전 총리,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정·관계 및 재계 인사가 총출동했다.
YS와 인연을 가진 일반 시민들의 조문도 끊이지 않았다. 47년 전 YS의 친필 서명을 받았다는 정모(62·여)씨는 지난 24일 “15살 때 (YS가) 부산에 오셨는데, 거제도가 고향이라고 했더니 직접 사인을 해주셨다”며 “상도동 자택으로 한 번 찾아오라고 했는데 한 번도 못 뵙고 돌아가신 뒤에야 왔다”며 눈물을 훔쳤다. 사저 인근 체육관에서 YS와 함께 10년 넘게 아침마다 배드민턴을 해 온 ‘수도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기억했다. 1987년 YS가 추진하던 통일민주당 창당 방해 사건의 주범 김용남씨도 조문하며 오랜 악연의 사슬을 끊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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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 대통령 국가장] 3만7400여명 빈소 찾아… YS 영면의 길 외롭지 않았다
입력 2015-11-27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