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풀 우거진 청산에 살으리라. 나의 마음 푸르러 청산에 살으리라.’
서설(瑞雪)이 내리는 26일, 칠흑같이 어둡던 시절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시대의 거인’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이 생전에 좋아했던 노랫말처럼 한강이 굽어보이는 관악산 자락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평생의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에서 300m 떨어진 곳이다.
그가 일생 신봉했던 의회민주주의의 전당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국가장 영결식에는 7000여명이 참석했다. 상도동 사저, 기념도서관을 거쳐 그가 마지막 가는 길을 국민들은 두 손을 모으고 지켜봤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힘으로 나를 막을 수 있지만 양심을 빼앗을 수 없다’던 사자후는 이제 역사가 됐다. 그가 쌓은 민주주의 금자탑 위에 내실 있는 민생의 단을 올리는 일이 우리에게 남았다. 고인의 유지처럼 작은 이해를 버리고 화해와 통합을 이뤄 그의 성취를 발전시키는 일이 우리 과제가 됐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김영삼 前대통령 영결식… 서울현충원에 영면
입력 2015-11-26 21: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