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군제는 떴는데 시들한 ‘블프’… 온라인쇼핑 발달에 매출 하락

입력 2015-11-26 21:51 수정 2015-11-26 23:45
‘블랙프라이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로젠버그시의 한 대형 유통매장 앞에 사람들이 대량 할인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줄지어 앉아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최대 쇼핑 시즌 ‘블랙프라이데이’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정작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온라인 쇼핑몰이 발달하고 연중 세일행사가 잦아지면서 블랙프라이데이의 특수성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1939년 미국 유통업자들이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청원해 만들어졌다는 블랙프라이데이는 매년 11월 넷째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뜻한다. 이날부터 며칠간 이어지는 세일 시즌 동안 많게는 소매업자 1년 매출의 70%가 팔릴 정도로 미국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투자회사인 LPL리서치의 존 캐널리는 “과거보다 블랙프라이데이의 중요성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온라인 판매 확대와 연중 상설 할인 등으로 굳이 블랙프라이데이에 상점에서 긴 줄을 서고도 상품이 품절돼 돌아서는 고생을 할 필요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초 이후 미국 전체의 연간 소비지출은 3% 증가한 반면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매출은 2012년 600억 달러(약 69조원)에서 지난해 510억 달러(약 59조원)로 감소했다고 NYT는 전했다.

소비 행태의 변화도 한몫했다. 캐널리는 “소비자들은 점점 더 스웨터나 양말 같은 것보다 온천욕, 야구경기, 발레 관람 등에 더 많은 돈을 쓴다”고 지적했다. 의류나 전자기기 등 재화에 관한 지출에서 운동, 취미, 외식 등 경험 중심의 지출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캔자스시티에 사는 폴 아른홀즈(35)도 “이번 주말에 가장 가기 싫은 곳이 바로 상점”이라며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쇼핑 대신 자전거를 타고 가족과 함께 놀러 나갈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