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셋값 2년이상 ↑↑… 내년에도 집값 오를 것”… 한국은행, 주택시장 전망
입력 2015-11-26 21:24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전세가격 오름세가 앞으로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부동산시장 전문가 10명 중 7명이 내다봤다. 내년에도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가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지방(강원·제주도 제외)의 경우 2∼3년 뒤엔 하락기가 올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26일 지역경제보고서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최근 주택시장 상황 및 전망’을 발표했다. 한은이 부동산시장 전문가 25명과 전국 307개 부동산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수도권 강세 지속=전문가의 70%는 수도권 전세가 상승세가 2년 이상(3년 이상 42%) 지속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지속기간 1년 이하’라는 응답이 66.7%였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상승 폭도 클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중개업소의 61.9%는 내년 수도권 전세가격에 대해 ‘5% 이상 오를 것’으로 봤다. 전세가 4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2000만원 이상 가격이 뛴다는 얘기다. 5% 이상 오를 것이라는 응답비율이 60%를 넘는 지역은 수도권 외에 동남권(61.5%)과 강원권(85.0%)밖에 없었다. 전세가격이 뛰는 것은 수요는 많지만 물량이 부족한 탓이다. ‘집주인(임대인)이 월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부동산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 저금리 기조 등의 영향으로 전세 시장이 반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바뀌는 환경과 연결돼 있다.
수도권 전세난에는 지역 요인도 있다. 서울 지역 전세가격이 오르는 중에 서울 강남의 재건축이 진행돼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하는 가구가 늘었다. 이 때문에 경기 남부(하남·성남시)의 전세가격 상승 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의 내년 주택 매매가격에 대해서도 모든 전문가와 중개업소의 81.9%가 오른다고 예상했다. 전세를 못 구한 수요자들이 매매에 뛰어들기 때문이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최근 대규모 아파트 분양이 진행되고, 광교·위례신도시에서 주택청약이 활발해 매매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 부동산경기 차별화=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부동산시장 상승세가 조만간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중개업소들은 84%가 대구·경북권의 내년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충청권(59.0%)도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원과 제주권에서는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비율이 높았다.
장한철 한은 지역협력실장은 “충청·대구경북·동남권은 그동안 주택 공급물량이 과다했고 주택가격 상승폭도 커서 조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며 “반면 이주 수요가 많은 제주권과 평창올림픽을 앞둔 강원권에는 매매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2∼3년 후 지방(83.3%)의 주택가격이 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절반을 약간 웃도는 수도권(58%)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지방에서 최근 주택 공급물량이 많았고, 2016∼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