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국가장] 건강 안좋은 朴 대통령, 빈소만 다시 방문해 애도

입력 2015-11-26 22:14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국회에서 치러지는 영결식을 위해 빈소였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출발하려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운구차 앞에서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다시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검은색 코트 차림의 박 대통령은 오후 김 전 대통령 영정이 영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출발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애도를 표했다.

국회의사당에서 거행된 영결식에 앞서 오후 1시5분쯤 빈소에 도착한 박 대통령은 대기 중인 영구차 옆에서 운구 모습을 지켜봤다. 김 전 대통령 영정 사진 앞에서 목례한 뒤 김 전 대통령 차남 현철씨를 만나 다시 한번 위로와 애도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번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고 위로했다. 다른 유족들에겐 “애 많이 쓰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주시고, 많이 신경써주셔서 고맙습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영구차가 장례식장을 벗어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지켜봤다. 8분가량 빈소에 머물며 세 차례 목례로 고인을 애도했다.

최근 감기에 과로가 겹쳐 건강이 악화된 박 대통령은 매서운 날씨에 야외에서 1시간20분가량 진행되는 국회 영결식 참석이 어렵게 되자 대신 빈소에 들렀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영결식 참석을 원했으나 건강이 호전되지 않자 결국 주치의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대신 어떤 형태로든 고인에 대한 추모와 예우를 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의 ‘애도 표시’는 빈소 재방문으로 결정됐다.

조문에는 이병기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등이 수행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주치의는 박 대통령이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데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계시면 곧 있을 해외순방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장기간 외부 공기 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박 대통령은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 출발 전 빈소에 다시 가서 고인의 명복을 빌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1979년 10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신민당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발인제에 참석해 유족을 위로하고 영정이 영결식장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바 있다. 36년이 흐른 현재 박 대통령의 고별인사 역시 공교롭게 당시와 닮은꼴로 진행됐다.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국회 영결식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등이 참석했다. 전날 빈소를 찾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장기 투병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도 불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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