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감귤… 비상 걸린 제주

입력 2015-11-26 19:42
제주 서귀포시 감귤원 모습. 제주도 제공

올해산 노지감귤의 맛과 품질이 평년보다 좋지만 궂은 날씨로 부패 과일이 급증하고 가격까지 하락해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0일부터 노지감귤원 433곳의 표본나무 열매를 따내 올해산 감귤품질 조사를 한 결과, 평균 당도는 9.7브릭스로 평년 당도 9.6브릭스보다 0.1브릭스 높았다고 26일 밝혔다.

감귤의 맛을 결정하는 당산비도 9.7로 분석돼 평년 당산비(8.3)보다 1.4 높았다. 열매의 결점과 비율도 18.1%로 평년 20.9%보다 2.8% 줄었다.

지난해에는 잦은 강우와 풍상해로 썩거나 상처가 난 감귤이 많았는데 올해는 태풍·돌풍 피해가 없고 일조량도 풍부해 상처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확철을 앞두고 계속된 비 탓에 농가는 비상에 걸렸다.

제주도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제주 노지 감귤 10㎏의 전국 9대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은 지난 20일 9600원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10월 20일) 가격인 1만3200원보다 27.3% 낮고, 출하량 증가와 불법유통 등의 영향으로 감귤 가격이 하락한 1년 전(1만1200원)과 비교해도 14.3% 낮은 가격이다.

현재 평균 경락가격은 조금씩 회복세를 보여 지난 24일 기준 1만600원으로 겨우 1만원을 넘어섰다.

농민 현모(69)씨는 “나무에 달린 감귤 수확을 앞두고 거의 매일 비가 오면서 썩는 과일이 넘쳐나 애를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와 농협제주지역본부·제주감귤연합회는 제주감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다음 달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감귤 데이 선포식’과 제주감귤을 대표하는 통합브랜드 ‘귤로장생’출범식을 개최한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