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업계에 ‘원소스멀티유즈’ 바람이 거세다. 게임 캐릭터가 뮤지컬, 애니메이션 등 문화 콘텐츠에 활용되고,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은 다양한 상품으로 제작된다.
국내 대표 게임 업체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최근 나란히 ‘탈 게임’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었다. 넥슨은 26일 게임 3종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고 밝혔다. 넥슨은 전문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 애니멀, 디알무비, 레드독컬처하우스 등 3곳과 함께 ‘클로저스’ ‘엘소드’ ‘아르피엘’ 등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해 내년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하는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을 제작해 지난 13일 공개했다. 국내 대표적 뮤지컬 배우인 남경주가 예술감독을 맡는 등 국내 최정상급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모두 이런 시도가 일회성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김용대 넥슨 사업본부장은 “콘텐츠 제작이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도 뮤지컬 제작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마블’을 꿈꾸고 있다. 만화로 시작한 마블이 영화, 드라마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할리우드의 대표적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 것처럼 보유 중인 게임 캐릭터 등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미국 게임 업체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워크래프트가 내년 6월 영화로 제작되는 등 해외에서는 게임을 다른 분야와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젊은층이 가장 몰입하는 문화 콘텐츠이기 때문에 시너지를 기대하기 충분하다”면서 “게임의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 중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기획] 게임 하나로 게임 끝? 만화·뮤지컬로 무한 활용… IT업계 ‘원소스멀티유즈’ 바람
입력 2015-11-26 20:30 수정 2015-11-26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