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상은 탄수화물을 덜 먹고 칼슘과 비타민D 섭취를 늘려야 한다는 정부의 공식 권고가 나왔다. 30∼64세 남성은 필요보다 에너지를 더 많이 섭취하는 반면 15∼29세 여성은 필요보다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이런 내용의 ‘201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을 발표했다. 국가 차원에서 영양소 섭취 기준을 만들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영양학회 등 민간 차원에서 영양 기준을 제공해 왔다.
정부는 전 연령대에서 탄수화물을 통한 에너지 섭취 비율을 55∼65%로 정했다. 5년 전 영양학회가 제시한 55∼70%보다 하향 조정한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탄수화물을 통해 총 에너지의 70% 이상을 섭취하면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 등 건강위험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2013년 국민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0대 이상은 평균적으로 에너지의 65% 이상을 탄수화물에서 얻는다. 65세 이상 남성은 에너지의 72.1%를, 여성은 76.4%를 탄수화물에 의존한다.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음식문화 탓이다.
반면 노년층에서 지방 섭취는 권고에 비해 낮은 편이다. 65세 이상 여성의 경우 지방에서 에너지를 얻는 비율이 11.2%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 기준을 5년 전 15∼25%에서 15∼30%로 올리기로 했다.
칼슘과 비타민D의 섭취 권고량도 상향 조정됐다. 2010년 19∼49세 남성은 하루 750㎎이 권장 섭취량이었지만 이번엔 800㎎으로 올랐다. 50세 이상 여성은 700㎎에서 800㎎으로 상향됐다. 비타민D 충분섭취량 기준도 대부분 연령대에서 높아졌다.
또한 에너지 필요량(추정)과 실제 섭취량을 비교했을 때 30∼49세 남성은 하루 2400㎉가 필요하지만 실제로는 2625㎉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18세 청소년기 남성은 필요 열량보다 섭취량이 적었다. 19∼29세 여성은 필요량 2100㎉에 비해 적은 1949㎉를 섭취하고 있다.
정부는 성인의 에너지 필요량을 조정하지 않았다. 다만 6∼14세 남성과 9∼11세 여성의 에너지 필요량을 올렸다. 평균 키와 몸무게가 커져 필요한 에너지도 늘었다는 판단이다.
한편 영유아의 당 섭취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정한 총 에너지 섭취 중 당의 기준은 10∼20% 이내다. 국민 전체 평균은 기준 안에 있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당에서 에너지를 얻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1∼2세는 전체 에너지의 19.3%를, 3∼5세는 16.4%를, 6∼11세는 13.9%를 당에서 얻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첫 마련] 50세 이상 탄수화물 줄이고 칼슘 섭취 늘려라
입력 2015-11-27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