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만날 립서비스’ 발언에 새누리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원내 사령탑인 원유철 원내대표는 요즘 속이 새까맣게 탈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 7월 취임 이후 기회 있을 때마다 박근혜정부의 개혁 과제를 완수하겠다고 공언했는데, 경제 활성화 및 노동개혁 법안 등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원 원내대표는 24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노동개혁 5대 법안 처리가 안 되고 있는 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반대만을 위한 반대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5개 법안 중에서 몇 개만 골라 심사하겠다는 것은 마치 자동차 네 바퀴 중에 두 바퀴로 달리는 것과 같다. 대안 없는 반대만 하면서 근거 없는 여론 호도로 노동개혁을 훼방하지 마라”고도 했다. 이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은 타이밍이 생명인 만큼 이달 안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전날 대통령이 국회에 날린 ‘돌직구’와 오버랩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급함이 묻어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 원내대표는 예정에 없던 정기국회 주요현안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야 전략을 논의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였다.
박 대통령의 작심 비판은 매번 특정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 ‘배신의 정치 심판’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요구로, 지난 10일 ‘진실한 사람 선택’은 대구·경북(TK) 물갈이론으로 풀이되는 식이다.
이번 ‘민생이 어렵다면서 자기 할 일을 안 하는 것은 위선이자 직무유기’ 발언에는 김영삼(YS) 전 대통령 빈소에서 5일 내내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녹아 있다는 시각도 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만날 립서비스만” 대통령 경고에 다급해진 與… “野 일하자”
입력 2015-11-25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