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사건’ 검안 오연상 박사, 박원순 아들 병역의혹 감정 참여… 6명 감정인 중 변호인측이 추천

입력 2015-11-25 18:54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검안(檢案)을 맡았던 내과전문의 오연상(58) 박사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씨 병역비리 의혹 재판에 참여한다. 오 박사는 1987년 고(故) 박종철씨를 최초로 검안한 뒤 “물에 빠진 사람처럼 젖어 있었다”고 증언해 진실 규명의 신호탄을 올린 주인공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는 2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 주임과장 양승오(57)씨 등의 재판에서 오 박사 등 의사 6명을 감정인으로 지정했다. 감정인들은 주신씨가 공군훈련소와 세브란스병원, 자생병원에서 각각 찍었다는 X선 사진 3장을 비교·분석해 사진 속 피사체가 동일인인지 가려내게 된다. 오 박사는 변호인 측이 추천한 감정인이다.

오 박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정치색도, 누구에게 유리하게 하겠다는 의도도 전혀 없다”며 “의학적 진실을 얘기하겠다는 생각은 과거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했다. 이어 “의학적 진실은 정치적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감정인 6명은 회의 등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개별 의견을 담은 감정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앞서 재판부는 주신씨에게 다음 달 22일 법정에 출석해 신체검사를 받도록 요청했다. 재판부는 주신씨가 나오지 않을 경우 23일까지, 나올 경우 30일까지 감정보고서를 받기로 했다.

양씨 등은 주신씨가 병역비리를 저질렀고, 2012년 2월 공개 신체검사에서도 다른 사람을 내세웠다는 취지의 글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주신씨 측에 지난 20일까지 증인으로 출석하라고 통지했지만 주신씨가 불응하자 기존 자료를 재감정하기로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