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감염자로 남아 있던 80번 환자(35)가 25일 숨을 거뒀다. 첫 환자가 확인된 지 189일 만이다. 치과의사인 80번 환자는 세계 메르스 환자 중 가장 긴 172일간 투병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80번 환자가 기저질환인 악성 림프종 치료 중 급격히 악화돼 25일 오전 3시쯤 사망했다”고 밝혔다. 80번 환자는 지난 6월 7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림프종에 따른 면역기능 저하로 서울대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은 뒤 10월 3일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했다. 하지만 8일 후 발열, 구토 증상을 보여 재입원했다. 이후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 반응이 반복됐다.
유족들은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요청했다가 철회했다. 장례는 이날 화장으로 치러졌다. 메르스 환자 시신은 사망 24시간 내 화장해야 한다. 유족은 보건 당국이 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도 격리를 고집해 환자가 적절한 검사와 항암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해 왔다. 당국은 “받아야 할 항암치료를 못 받은 게 아니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철저한 감염 관리를 권고했다”는 입장이다.
국내 메르스 사망자는 38명으로 늘었다. 전체 감염자 186명 중 20.4%가 숨졌다. 메르스 공식 종식 선언은 28일 뒤인 다음달 23일에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7월 28일 사실상 종식을 선언했고, WHO도 전파 가능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을 내린 터여서 큰 의미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종식 선언을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마지막 메르스 환자 172일 사투 끝에 결국 숨져… 전체 사망자 38명으로 늘어
입력 2015-11-25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