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軍 지휘관, 개혁에 순응하라” 경고… 벼르던 軍 개혁 공식 착수

입력 2015-11-25 20:28
중국이 오랫동안 뜸을 들이던 군 개혁 작업에 공식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개혁 작업에 순응하라고 강조했다. 조직적 군 개혁 저항에 대한 경고 의미로 읽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소식통을 인용,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국방·군대심화개혁영도소조가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현행 7대군구(大軍區) 체계를 동서남북의 4대 전략군구 체계로 변경하는 군 개편 작업에 공식 착수했다고 전했다. 전체회의에는 중앙군사위 주석이자 영도소조 조장인 시 주석을 비롯해 인민해방군 4총부(總部·총참모부, 총정치부, 총후근부, 총장비부), 7대군구, 해군, 공군, 전략미사일부대, 무장경찰부대 최고 지휘관들이 참석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7대군구가 4대군구로 줄면서 국방부의 권한이 강화된다. 또한 4총부 중 작전과 지휘를 총괄하는 총참모부만 유지되고 나머지 3개 총부는 총참모부와 국방부에 흡수될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은 전체회의에서 군 지휘관들에게 장기간 광범위하게 진행될 개편작업에 순응할 것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지지와 수용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군 개혁 작업은 개혁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부 고위 장교들에게 절망스러운 일”이라며 “시 주석이 규율에 복종하라고 지시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3일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군 병력을 30만명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군 내부에서는 저항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 19일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에는 국방대학 교수 명의로 군인의 급여와 연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군 구조조정과 규모 감축을 단행하면 군과 사회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이 글은 여러 중국 관영매체 온라인 사이트에 옮겨졌다가 이후 삭제됐다. 홍콩의 군사평론가 량궈량은 “10년 이상 검토됐기 때문에 시 주석으로서는 군 개혁을 위해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는 중국의 해상로를 보호할 강한 해군이 필요하다”면서 “지상군 위주의 현 군 체계가 더 이상 필요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