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역사관 6년 만에 부산서 문 연다… 위안소·탄광 등 고통의 현장·잔혹한 역사 한눈에

입력 2015-11-25 21:43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 공식 개관하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 내부가 24일 공개됐다. 내부 벽면에 자료를 기증한 피해자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다. 왼쪽 작은 사진은 부산 남구 흥곡로 일제강제동원역사관 외부 모습.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우리 국민이 대한 일제의 강제동원 진상을 밝히고 관련 기록을 보존하는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착공 6년 만에 부산에서 문을 연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 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부산 흥곡로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세계인권선언일인 12월 10일 개관한다고 25일 밝혔다.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광복 70년 만에 일제 강제동원의 잔혹한 역사를 전시하는 국내 유일의 역사관이다.

대일 항쟁위가 총사업비 506억원을 들여 2010년 착공, 지난해 5월 완공한 역사관은 7만5465㎡ 부지에 연면적 1만2062㎡의 6층 규모로 3개의 전시실과 추도·교육·연구공간을 갖췄다.

유엔기념공원 인근에 건립된 역사관은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돼 조국을 떠나던 조선인들이 마지막으로 밟은 땅이자 귀향할 때 가장 먼저 밟게 되는 땅이라는 이유로 부산에 세워졌다.

4층과 5층의 상설 전시실에는 1931년 만주사변 이후의 강제동원 관련 기록물과 유품, 기증품 등 192건 354점이 전시됐으며 위안소나 탄광 등 고통의 현장이 재현돼 있다.

특히 5층에는 강제징용에 동원된 피해자들의 넋을 기리고 이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진혼의 다리’가 설치됐다. 다리 입구 주변에는 당시 탄광과 일본군 위안소 등 강제동원의 현장을 재현해 관람객이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게 했다.

일본군 위안소 옆 벽면에는 생존 최고령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득(97·경남 통영) 할머니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게 했다.

대부분 전시물은 위원회가 강제징용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기증받거나 직접 수집한 자료들이다.

위원회는 2005년부터 진행한 피해자 조사 관련 서류 33만 여건에 대해 국가기록원과의 협의를 거쳐 역사관 수장고에 보관할 계획이다.

대일 항쟁위 박인환 위원장은 “특별법에 근거를 둔 강제동원역사관은 나라 없는 백성이 당해야 했던 수모와 그럼에도 나라를 되찾으려는 민족 저항의 역사가 모여 있는 곳”이라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역사의 진실을 기억하도록 하는 교육의 장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