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두 교회 이야기-산본감리교회] 나눔·섬김 활발… 지역 밝히는 ‘등불’

입력 2015-11-25 18:15
천영태 산본감리교회 목사(왼쪽 네 번째)와 교인들이 ‘사랑의 쌀’을 전달하기 위해 지난 18일 경기도 군포시청을 방문해 군포시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산본감리교회 제공

“시골에 가보면 교회가 동네 전체에 ‘따뜻한 분위기’를 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네 뒷동산에 자리 잡은 예배당이 주민들 사이에서 행복의 구심점 같은 역할을 하는 거죠. 제가 마음속에서 그리고 있는 교회도 그런 모습입니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를 만드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24일 경기도 군포 산본감리교회에서 만난 천영태(47) 목사는 “지역주민들로부터 ‘동네에 산본교회가 있어서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역을 벗어난 교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천 목사는 서울 정동제일교회 등지에서 사역하다 2011년 9월 이 교회에 부임했다.

“교회의 본질인 선교는 교회가 위치한 지역사회를 섬기는 것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민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하도록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산본감리교회는 군포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산본시장 안에 있다. 산본시장 일대는 군포의 구(舊)도심으로 저소득층 가구가 많은 곳이다.

산본감리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은 400여명 수준. 이들은 매년 가을부터 연말까지 ‘등불사역’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등불사역이라는 이름에는 ‘지역사회를 환하게 밝히는 교회가 되자’는 교인들의 다짐이 녹아 있다.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지역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아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개발에서 소외된 지역인 데다 경제적으로도 궁핍한 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들을 먼저 돌보고 섬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부임 이듬해인 2012년부터 등불사역을 시작했습니다.”

등불사역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최근 진행한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꼽을 수 있다. 교인들은 지난 1일부터 3주에 걸쳐 쌀 10㎏ 270포대를 모았다. 산본감리교회는 지난 18일 이 중 250포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군포시청에 기탁했고 20포대는 전국 미자립교회에 전달했다.

성탄절에는 ‘사랑의 산타 되기’ 행사도 연다. 교인들은 인근 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환자들에게 선물을 전달한다. 매년 중학교 진학을 앞둔 저소득층 초등학생 10여명에게 교복 등을 선물하고 지역 어르신들을 초대해 식사도 대접한다.

천 목사는 “관청에 물어보니 교회들의 나눔 활동이 예전만 못하다고 하더라”며 “내년에는 군포에 있는 교회들과 연합해 ‘재래시장에서 장보기운동’을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군포=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