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매력적인 동화를 쓴 등단 20년의 황선미 작가. 어릴 때 읽은 교과서 속 세계 명작이나 옛 이야기가 자신이 지금 글을 쓰도록 단단히 붙들어주었다고 고백한다.
국내에서 출간된 동화 ‘마음의 집’ ‘눈’으로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거푸 수상한 폴란드 그림 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키.
그는 “1960년대 사회주의 시절의 회색빛 현실 속. 형제자매도 없이 외동딸로 자랐던 어린 시절, 아름답고 무서운 민담을 통해 인생의 지혜와 진실을 배웠다”고 술회한다.
지구 반대편에서 함께 그런 민담을 읽고 자랐던 한국과 폴란드의 스타 작가가 만났다. 황 작가는 폴란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에 살을 더하고 욕심과 꿈에 갈등하는 인물들의 마음을 재해석해 새롭게 풀어냈다. 흐미엘레프스키는 특유의 시적이면서 철학적인 그림으로 옛 이야기에 현대적인 감각을 입힌다.
수록된 옛 이야기들은 낯설면서도 낯익다. 천시만고 끝에 행운의 고사리 꽃을 얻은 가난한 젊은이 야첵. 그의 주머니에 넣어진 고사라 꽃은 말한다. “이 행운을 누구와도 나눠선 안 된다”고. 왕이 된 야첵은 그 주문에 갇혀 번번이 자신을 낳아준 가족을 외면했다. 마침내 그리워 찾아갔을 때는 너무 늦었다. 모두 굶어 죽어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으니. 반대의 이야기도 있다. 마음씨가 너무 착해 형제들로부터 무시당하는 가베우. 쫓겨나다시피 집을 나온 가베우는 훗날 왕이 된다. 왕비는 자신의 출신을 알고 함부로 대하지만, 그런 왕비를 설득해 옛 가족을 찾아가고 모두 모두 행복하게 잘 산다.
폴란드의 인어이야기는 덴마크 안데르센의 인어공주와 달리, 인어가 자신을 사랑한 총각과 함께 바다로 돌아가는 결말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청소년 책-인어의 노래] 폴란드 인어공주는 어떻게 됐을까요
입력 2015-11-26 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