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내 명품 한우 브랜드를 그대로 베낀 ‘짝퉁’ 상표들이 중국에서도 등록돼 파장이 일고 있다. 자칫 상표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도내 한우 브랜드의 해외 시장개척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24일 횡성군에 따르면 횡성축협의 ‘횡성축협한우’ 브랜드를 모방한 브랜드가 지난해 3월 중국 상표국에 신청돼 지난 5월 21일 출원이 확정됐다. 이 상표는 흰색 바탕에 빨간색 글씨로 소를 형상화한 이미지가 기존 횡성축협한우 브랜드와 똑같다. 다만 이미지 밑 부분에 ‘橫城(횡성)’이라고 한자로 표기한 부분만 다르다.
횡성한우는 한국브랜드경영협회의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에 8년 연속 선정된 상표다.
횡성한우는 2006년 9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지리적 표시’ 등록을 해 국내시장에서 상표권 보호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유사 브랜드가 먼저 상표 출원을 해 중국 진출 시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횡성군은 중국에 이 상표를 등록한 사람이 중국 동포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 동포는 법무법인을 통해 중국 상표국 출원 시 발생한 비용만 받고 해당 상표를 횡성군에 양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은 상표권 양도 시 출원비용은 물론 추가 요구사항이 있을 것으로 보고 고심하고 있다.
횡성군 관계자는 “법무법인 등을 통해 여러 가지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내년에는 횡성한우를 특허청의 ‘지리적 표시 증명 표장’에 등록해 국외에서도 브랜드를 보호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국 동포가 출원한 상표는 횡성한우에 그치지 않았다. 평창영월정선축협의 브랜드인 ‘대관령 한우’, 강원 영동지역 7개 시·군과 4개 축협이 만든 ‘한우령’ 브랜드와 유사한 상표도 중국 동포에 의해 중국 상표국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관령한우는 산과 고원, 물, 한우를 상징하는 4가지 색의 디자인은 똑같고 ‘대관령한우’ 한글 대신 한자가 들어 있는 점만 다르다. 또 한우령 브랜드는 ‘령’이 ‘촌’으로 바뀌었을 뿐 ‘소 탈을 뒤집어 쓴 아이’ 이미지는 같았다.
평창영월정선축협 관계자는 “당장 중국 진출 계획은 없지만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염두해 변리사 등과 협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며 “조만간 홍콩에 가공육 수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해외 상표등록을 서둘러 대관령한우 브랜드의 가치를 보호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횡성=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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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대관령한우 ‘짝퉁’상표 中서 등록 파장
입력 2015-11-24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