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 대회 평화집회 전환점 되도록 중재할 것”… 화쟁위원회 역할 주목

입력 2015-11-24 21:08
조계종 화쟁위원들이 2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조계사로 피신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화쟁위에 정부와의 중재를 요청했고, 화쟁위는 중재에 나서기로 했다. 연합뉴스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조계종 화쟁위원회가 평화시위의 전환점이 되도록 적극 중재하겠다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측도 평화롭게 시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화쟁위는 24일 긴급회의를 갖고 정부와 정치권이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하기로 했다. 화쟁위원장을 맡고 있는 도법 스님은 “평화가 일상이 되도록 하는 것은 언제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며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집회가 평화집회로 가는 전환점이 되도록 주최 측, 경찰, 정부와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화쟁위 관계자는 “폭력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정부 입장이기도 하다. 우리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고 덧붙였다. 화쟁위는 평화시위 문화가 정착되도록 종교계가 함께 해법을 모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한 위원장은 현재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피신해 있다. 그는 조계종 화쟁위에 민중총궐기 대회의 평화로운 진행, 정부와 노동자 대표의 대화, 정부의 노동법 개정 추진 중단을 중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노총은 화쟁위 중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은 제2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전국 분산투쟁이 아닌 상경 투쟁으로 결정했다. 박성식 대변인은 “정부가 평화시위를 보장하면 평화시위를 할 의사가 있다”며 “조계종이 중재 의사를 밝힌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4일 1차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경찰의 진압방식이 과잉진압이 아니라는 강신명 경찰청장 발언에는 강력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적반하장이다. 사람이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다.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24일 새벽 자신의 SNS 계정에 “국가가 국민을 죽이고 있다. 우리가 우리 권력을 찾자. 모두가 나서야 가능하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이 글에는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백남기씨를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미사 사진도 붙어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한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노동개악’을 중단한다면 법원에 자진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