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캣 비리’ 연루 의혹 최윤희 前 합참의장 출두… 檢, 무기중개상과 금품거래 ‘대가성’ 집중 추궁

입력 2015-11-24 21:44
최윤희 전 합참의장이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눈을 감은 채 입을 꼭 다물고 있다. 곽경근 선임기자

최윤희(62) 전 합참의장은 24일 오전 9시50분 꼿꼿한 걸음으로 서울중앙지검 별관 입구에 들어섰다. 검은색 에쿠스에서 내린 그는 전직 군 서열 1인자답게 경례 받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포토라인에 섰지만 취재진의 질문에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에 관여했는지 묻자 “조사에 성실히 임할 테니까…”라며 말을 끝맺지 못했다. 검찰에 출석한 심경을 묻는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걸음을 옮겼다. 그는 와일드캣 도입비리 연루 의혹, 거물급 무기중개상 함모(59)씨와의 금품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최 전 의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조사했다. 지난달 7일 전역한 지 48일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됐다. 수행원·변호인 등 5명이 동행했다. 합참의장 출신이 피의자 조사를 받는 건 1996년 율곡사업 비리로 이양호 전 국방장관이 구속된 이후 처음이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에게 와일드캣 도입 당시 시험평가결과서 조작에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은 도입 과정에서 평가서 조작 혐의가 드러나 전·현직 장교 7명이 기소됐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이 해군참모총장 재직 당시 평가서 조작을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합수단은 와일드캣 도입을 최종 결정한 최 전 의장이 함씨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전달받았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함씨는 와일드캣 제작사와 우리 군의 중개를 맡았다. 최 전 의장 아들이 함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가 1500만원을 돌려준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하지만 최 전 의장 측은 “아들이 개인적인 사업투자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금품의 대가성을 집중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지난 11일 함씨에 대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최 전 의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함씨에 대해 영장을 재청구할 계획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