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밝힌 북한에선… 목함지뢰 도발 北 지휘부 승진, 확성기 중단은 ‘8·25대첩’ 자찬

입력 2015-11-24 22:10
북한이 지난 8월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에 관여한 군 지휘부를 계속 신임하고, 일부는 상위보직으로 승진 발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뢰도발 이후 남북 고위급접촉을 통해 8·25합의를 이끈 황병서 군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성과를 이유로 최고 영예인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목함지뢰 매설작전에 개입한 것으로 추정된 임광일 제2전투훈련국장이 작전국장으로 보임돼 승진했다고 보고했다. 지뢰도발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임을 받으며 대장 계급을 유지한 채 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이 의원은 “김 정찰총국장은 김 제1비서 바로 옆에 서 있을 정도로 신임받고 있다”고 했다.

반면 지뢰도발 이후 우리 군의 응징포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문책당한 인사도 있었다. 김상룡 서부전선 관할 2군단장은 우리 군의 포격사실을 뒤늦게 보고하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을 물어 함북지역 9군단장으로 좌천됐다. 이 의원은 “김춘삼 작전국장과 박정천 화력지휘국장도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해임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북한은 ‘8·25남북합의’의 최대 성과를 대북 확성기 중단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확성기 문제를 피도 안 흘리고 해결했다고 해서 ‘8·25대첩’이라 부른다고 한다”며 “(황병서와 김양건을) 공화국의 영웅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해외 50여 개국에 5만8000여명의 근로자를 파견해 연간 2억3000만∼2억5000만 달러를 획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26개국에는 의료인력 1250여명을 보내 연간 150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정원은 이들 중 대부분(1180여명·94%)이 아프리카 지역에 나가 불법 낙태시술, 중금속이 함유된 북한산 건강식품 판매 등으로 수입을 올린다고 보고했다. 탄자니아에서 판매된 북한산 정력제에는 국제 허용 기준치의 185배나 되는 수은이 함유됐다는 보도도 나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추가 외화벌이를 위해 건설과 의료, IT분야 인력 3000여명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국정원이 지난 대선 당시 ID ‘좌익효수’로 활동한 국정원 직원을 최근에야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보고해 위증 논란이 제기됐다.

신 의원은 “‘좌익효수’는 지난해 11월 국정감사에서 대기발령됐다는 보고를 받았는데 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며 “최근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지난주 소속 국 차원의 대기발령이 있었다고 국정원장이 밝혔다”고 했다. 신 의원은 “지금까지 해왔던 대기발령(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해당 직원의 부적절한 행위가 있었던 것은 확실하나 수사 중이라 정식 징계 절차는 적절치가 않았다”며 “수사가 끝나면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직원은 지난 대선 당시 불법 악성 댓글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