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 연말 인사 시즌이 돌아왔다. 이번 주 후반 LG그룹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주요 그룹들이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5대 그룹 중 삼성과 LG는 인사 폭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현대차와 SK, 롯데는 소폭 인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12월 1∼2일쯤 사장단 인사를 먼저 단행하고 2∼3일 후 임원 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 규모는 11명으로 이전 4년간(16∼18명)에 비해 소폭이었지만 올해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과 화학부문 계열사 빅딜 등 그룹 구조개편이 이뤄진 만큼 계열사 CEO(최고경영자)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매년 12월 25일 전후로 정기 인사를 시행하는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이미 중국 내 실적 부진에 따른 문책성 인사를 단행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소폭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사에는 최근 론칭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고급차 개발 관련 부서 등에서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중순 예정된 SK그룹 계열사 CEO 인사는 당초 예상보다 소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 8월 사면 복권돼 경영일선에 복귀함에 따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최 회장이 SK의 독특한 지배구조 체제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두터운 신뢰를 보임에 따라 김창근 의장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 CEO 대부분이 유임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쯤 인사를 단행하는 LG그룹은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 CEO와 사업본부장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권영수 LG화학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해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12월 중하순 실시할 인사 규모를 소폭으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과 최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재입찰 실패가 겹쳐 어수선한 분위기이지만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정책본부를 비롯한 핵심 임원진을 대부분 그대로 둘 것으로 전해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재계 연말 인사시즌… 현대차·롯데 소폭 그칠 듯
입력 2015-11-24 2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