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가상현실’ 전쟁 불댕겼다… 가상현실 헤드셋 ‘기어 VR’ 출시

입력 2015-11-24 20:05
삼성전자 모델들이 24일 갤럭시S6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연동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기어 VR’을 시연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온라인 스토어를 비롯해 20여개의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기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참여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어서 내년부터 VR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연결해서 쓰는 VR 헤드셋 기어 VR을 출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노베이션 에디션’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자용 기어 VR을 두 차례 내놓은 적이 있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발자용에 비해 가격은 절반 수준인 12만9800원으로 낮췄고, 무게도 318g으로 전작보다 19% 가벼워졌다.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화면이 전환되는 ‘헤드 트래킹’ 정확도를 높여 사용성도 개선했다. 기어 VR은 갤럭시S6·S6 엣지·S6 엣지 플러스·노트5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 중 VR 기기를 만드는 건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VR 기기 전문 업체 오큘러스와 협업을 통해 제품을 준비해 왔다. 오큘러스는 내년 초 PC와 연동하는 V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VR이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2014년 20억 달러에 오큘러스를 인수했다. 페이스북은 최근 360도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VR 분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소니도 지난 9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플레이스테이션4와 연동하는 VR 기기 ‘프로젝트 모피어스’를 공개했다. 내년 초 판매 예정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장착해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카드보드를 제공 중이다. 애플도 VR 관련 인력을 꾸준히 채용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VR 기기는 착용하면 가상의 공간에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고개를 상하좌우로 돌리는 데로 360도 화면이 펼쳐진다. 3D는 입체적인 화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만 VR은 그 상황에 들어가 있는 효과를 낸다.

때문에 VR은 게임, 교육, 쇼핑, 여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 은행 파이퍼 재프리는 내년에만 1220만대의 VR 기기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기어 VR이 500만대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영국 투자 은행 디지캐피털은 2020년까지 VR 시장 규모가 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상현실과 실제 세계를 접목하는 증강현실(AR·Augmented Reality)은 1200억 달러까지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AR 기기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가 대표적이다.

VR의 승부는 결국 콘텐츠 생태계에 달려 있다. 삼성전자는 기어 VR 출시 이후 콘텐츠 확보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테마파크 에버랜드의 ‘호러메이즈’ ‘T익스프레스’ ‘사파리’ ‘썬더폴스’ ‘아마존 익스프레스’ 등 다양한 놀이기구를 360도 VR 영상으로 제공할 예정이고, CJ E&M의 엠넷 ‘엠카운트다운’ 프로그램도 VR 영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 국내외 VR 콘텐츠 제작업체와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