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개발사업 좌초 위기… 美, 핵심 이전 거부 이어 쌍발엔진 체계통합 기술 넘겨주는 것도 부정적

입력 2015-11-24 22:21

지난 4월 미국 정부의 4개 핵심기술 이전 거부 문제가 불거졌던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사업이 나머지 21개 기술 이전 협상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개발일정의 지연뿐 아니라 사업 자체가 좌초될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군 관계자는 24일 “지난주 방위사업청과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 마틴사가 21개 기술 이전에 대한 협의를 했다”며 “미 정부가 쌍발엔진 체계통합 및 세미 스텔스 기술 이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쌍발엔진 체계통합 기술은 전투기 동력인 엔진과 동체를 연결하는 기술로 이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KF-X 사업 전체가 무산될 개연성이 높다. 이미 미국 정부가 능동주사(AESA)레이더 등 4개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해 기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또다시 이마저 이전이 안 될 경우 국내 개발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방위사업청은 오는 30일쯤 방사청 고위인사를 단장으로 하는 협상단을 미국에 파견해 미국 정부와 직접 단판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쌍발엔진 체계통합 기술 등은 미국의 최첨단 전투기인 F-22에 적용되는 기술로, 더욱 이전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4개 핵심기술 이전 거부 당시와 같은 거짓말을 또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방사청은 “21개 기술에 대해 미 정부의 수출승인을 받는 데 문제가 없다. 11월까지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방사청은 이번에도 “미국이 거부입장을 우리 측에 통보해온 것은 아니다”며 “추가협의를 통해 기술이전 내용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