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고지도는 알고있다 영유권의 진실을… 고지도 보존위해 정책적 지원 필요
입력 2015-11-24 21:00
‘동해(東海)’는 우리에게 애정 어린 지명이다. 애국가도 ‘동해물과 백두산이∼’로 시작한다.
‘동(東)’이라는 한자는 태양이 나무에 걸쳐 떠오르는 형상을 나타낸다. 동해는 ‘해가 뜨는 바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대인들에게 해가 뜬다는 것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신성함과 기원의 대상이다. 우리 조상들은 해가 뜨는 동해를 외경(畏敬)했으며, 문자가 생기기 이전부터 한 해의 ‘풍요와 다산(多産)’ ‘평안과 번영’을 기원했다고 한다.
고려사에서는 동해를 삼한(三韓), 해동(海東)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가리키는 별칭으로 썼고 이는 삼국유사 조선왕조실록과 문집, 다양한 종류의 고지도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 민족에게 동해는 단순히 동쪽에 있는 바다라는 의미를 넘어 오랜 세월 수많은 사연이 담기면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내포하고 있는 고유명사다.
이런 동해의 표기를 놓고 일본과 국제적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국보급 고지도들을 소장하고 있는 ‘혜정박물관’을 찾아 동해는 물론 중국과 논란을 빚었던 간도 문제 등을 되돌아 봤다. 혜정박물관은 2002년 재일동포 3세인 김혜정(69·여) 관장이 국보급 유물을 무상 기증해 설립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최초이자 가장 큰 규모의 고지도 박물관이다. 혜정박물관에는 동서양 고지도와 지도첩 등 관련 사료 1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김 관장을 처음 만났을 때 고지도 유물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그녀는 자식을 키우는 마음으로 평생을 고지도와 함께했다. 적잖은 사비를 들여가면서까지 모은 고지도들을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그녀의 첫 마디는 “오래된 고지도는 자식을 돌보듯이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근 ‘독도’가 표기된 우리의 국가적 문화유산 지도가 발견돼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김 관장은 평생 모은 고지도를 보존하고 우리 아이들에게 교육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적 경쟁력을 가진, 그리고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혜정박물관의 고지도 유물을 잘 보존하는 것은 동해가 우리의 고유 영토임을 세계에 널리 알림으로써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긍심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고지도 유물과 볼거리를 갖춰 현대인들이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교육적인 테마파크를 조성하는 게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문화적 유산을 창조할 기틀이 되는 문화유산 지키기에 조그마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석희 기자 shlee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