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정부는 서울∼세종 간 129㎞ 6차로의 고속도로를 민간자본으로 건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동탄2신도시 입주 및 서울과 세종의 교차 통행량 증가로 인한 경부·중부고속도로의 혼잡을 사전에 막는 획기적인 결정이므로 환영한다. 하지만 때늦은 감 또한 없지 않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많은 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건설돼 1960년대 이후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던 바와 같이, 새로 건설될 서울∼세종고속도로는 다소 침체된 작금의 우리 경제를 재견인하는 첨병 역할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교통 투자는 경제발전, 환경개선, 삶의 질 제고 등을 목적으로 한다. 통상 투자의 당위성을 확보함에 있어 흔히 사용하는 지표는 통행시간 및 차량운영비 등의 감소에서 비롯되는 편익이다. 선진국의 경우 이 외에 신생 일터의 창출 및 기업의 생성, GDP의 증가 및 전체적 재산세의 증대 등도 고려한다. 직접적 편익만의 계상으로도 이미 경제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세종 간의 도로계획이 최근에 탄력을 받은 것만으로도 투자의 시점이 다소 늦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SOC는 적기에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간을 끄는 만큼 혼잡비용 등을 국민이 떠안게 된다.
한편 서울∼세종을 투자함에 있어 몇 가지 검토할 사항을 정리해 본다. 우선 위험분담 및 손익공유를 같이 고려하는 변형된 민자사업으로서 정부와 민간이 윈-윈 할 수 있는 방식으로의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또한 최신기술을 포함한 융합기술 기반의 고속도로가 돼야 한다. 아울러 비용을 절감하면서 교통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제고할 만한 방식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서울∼세종의 경우 터널구간이 많아 전체적으로 포장비용, 사고비용을 줄이고 이를 이용해 중부고속도로의 확장이나 연기∼오송의 지선을 건설하는 재원으로 쓰는 등 창의적인 방안이 민간 투자에 녹아내려서 설계·시공될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단순 도로가 아닌 최첨단의 융복합적 토목·교통사업으로 승화시키는 일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한국의 경제를 이끄는 첨병이 되기를 거듭 바란다.
최기주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기고-최기주] 도로가 살아야 경제가 산다
입력 2015-11-24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