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62) 전 합참의장이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지낸 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 출범 이후 처음이다. 최 전 의장은 지난달 7일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그는 거물급 무기중개상 함모(59)씨와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합수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4일 최 전 의장을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23일 밝혔다. 합수단은 앞서 최 전 의장 아들이 함씨로부터 2000만원을 받았다가 1500만원을 돌려준 정황을 포착했다. 그는 조사에서 “개인적인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받았을 뿐 부친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합수단은 금품이 건너간 사실을 최 전 의장이 알고 있었는지, 대가성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함씨가 거액의 금품을 최 전 의장에게 직접 건넸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함씨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함씨와 친분이 있는 최 전 의장의 부인도 지난 19일 소환조사를 받았다.
최 전 의장은 2012년 해군참모총장 재직 당시 해상작전헬기 사업과 관련해 와일드캣 도입을 최종 승인했다. 함씨는 와일드캣 해외 제작사와 우리 군을 중개했다. 해상작전헬기 사업에는 예산 1조원이 투입됐지만 시험평가결과서 조작 등 각종 비리가 드러났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이 와일드캣 시험평가서 조작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평가서 조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모 소장으로부터 “최 의장이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합수단은 최 전 의장을 불러 평가서 조작 과정에 개입했는지, 함씨의 청탁이 있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함씨는 별도로 정홍용(61) 국방과학연구소장의 아들에게 유학비 명목으로 4000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단은 23일 정 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소장은 “아들이 개인적으로 빌렸고 두 차례에 걸쳐 갚았다”며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군 서열 1위였던 최윤희 전 합참의장, 檢 앞에 선다… 와일드캣 비리 연루 의혹 피의자 신분 소환
입력 2015-11-23 2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