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3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서울복음교회에서 제64회 총회를 열고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이동춘 목사를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지난해 11월 정기총회 당시 김영주 총무의 연임에 반발하며 회의장을 떠났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은 이날 총회를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갈등 봉합을 위해 예장통합의 요청으로 마련한 헌장 개정안이 논란 끝에 부결되면서 진통을 예고했다.
◇헌장개정안 부결에 당혹=이날 예배 성찬식은 예장통합 총회장 채영남 목사가 집례했다. 예장통합 측 총대들도 회의에 참석했다. 채 목사는 “저희 교단과 NCCK의 관계에 불화가 있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교단과 NCCK 회원 여러분이 서운한 감정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화해하며 하나 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안건 심의가 시작되고, 헌장 개정안이 상정되자 찬반 토론이 격렬하게 벌어졌다. 개정안은 NCCK 개혁에 대한 예장통합의 요구를 받아들여 제도개혁특별위원회와 교단 총무 간 회의 등을 거쳐 실행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마련한 것이다.
개정안은 총무 임기를 4년 중임제에서 5년 단임제로 바꾸고 정년 도달 전 임기를 종료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총무 선임은 가급적 교단순환제로 하며 필요한 사항은 헌장 세칙에 별도로 정하도록 했다. 이 밖에 임원회를 신설하고, 기존 회원교단 총무회의에 대한기독교서회 등 회원연합기관 대표도 포함시키도록 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용호 목사는 “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개정안은 80여년간 총무중심제로 운영돼온 NCCK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총무와 각 위원회가 어떻게 일을 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교단순환제와 단임제에 대해서도 반대 발언이 나왔다.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와 예장통합 이홍정 사무총장이 제도개혁특위와 실행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한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지만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결국 개정안은 무기명 투표에서 재적 139명 중 찬성 64표 반대 74표 무효 1표를 얻어 부결됐다. 헌장 개정안은 재적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이 사무총장은 “부결됐지만 제도 개선의 여지는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도개혁위가 많은 분들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 현장에선 회원 교단의 회비 납부 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이 펼쳐졌다. 기감과 한국기독교장로회, 한국구세군, 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한국루터회는 회비를 완납했다. 예장통합은 1억5000여만원 중 5000만원만 입금했고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서대문은 회비를 납부하지 않았다. 한 총대원이 예장통합이 회비를 완납하지 않은 상태로 총회에 참석한 것을 문제 삼자 손달익 전 예장통합 총회장은 “이른 시일 내에 완납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동춘 회장 등 임원 선임=이날 선임된 이 신임 회장은 “안으로는 NCCK가 서로 협력하고 말로만 평화가 아닌 진짜 평화의 1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밖으로는 한국교회의 중심에 서서 예언자적 사명을 감당하며 백성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NCCK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부회장에는 각 교단의 총회장과 더불어 새롭게 여성부회장으로 예장통합 김혜숙 목사를 선임했다. 서기는 성공회 이정호 신부, 회계는 기하성 서대문 이동훈 목사, 감사는 기장 이명순 장로와 기감 신복현 목사가 맡기로 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NCCK 제64회 정기총회] 예장통합, NCCK 복귀… ‘총무 5년 단임’ 개정안은 부결
입력 2015-11-23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