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문경, 문경새재 버스노선 신설 갈등

입력 2015-11-23 21:14
충북 괴산군이 문경새재를 경유하는 충북 괴산∼경북 문경 간 시내버스 운행을 추진하자 문경시가 반발하고 있다.

충북도는 내년 1월부터 괴산 연풍새재(조령산휴양림)와 경북 문경새재를 잇는 농어촌버스를 하루 왕복 6회 운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버스 운행 구간은 20㎞, 소요 시간은 20분이다. 이 지역은 연풍새재와 문경새재를 연결하는 셔틀버스가 없어 도보로 되돌아가는 불편을 겪어왔다.

이 때문에 도는 2013년부터 괴산에서 문경새재로 내려간 관광객들을 위해 버스 노선 신설을 추진했다.

괴산군은 최근 문경시에 시내버스 노선 신설 협의를 요청했다. 괴산에서 제안한 것은 양 자치단체가 1일 왕복 3차례씩 운행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문경시는 지역 상권 위축, 택시업계 손실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버스 노선이 신설될 경우 관광객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문경시는 충북도와 괴산군이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충북도와 괴산군은 문경시가 버스 운행을 거부하면 관내 버스업체만으로 버스를 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충주시는 지난 7월부터 수안보온천을 찾는 관광객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수안보∼문경새재 간 무료 관광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문경새재는 한 해 400만명이 찾는 중부권 최대 관광지로 경북 문경과 충북 괴산이 맞닿아있다. 경북에서는 ‘문경새재’로, 충북에선 ‘연풍새재’로 부른다.

충북과 경북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괴산과 상주는 속리산 문장대 온천 개발을 놓고 1992년부터 대립하고 있다. 충북도와 괴산군 등은 “수질과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다”며 문장대 온천 개발을 저지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연풍∼문경 간 버스노선 신설로 양 지역 간 소통의 물꼬를 트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문경시의 성의 있는 협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노선 신설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않고 있다”며 “관광객보다 지역 주민을 위한 교통편의 제공이 더 시급하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