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 대통령 서거 전국 분향소 표정] 경남 거제 생가 마을 빗속 2000여명 애도 발길

입력 2015-11-23 20:00 수정 2015-11-24 00:43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지자체와 주요 시설에 마련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분향소에는 23일 가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주요 인사와 시민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국회 본관 앞에 설치된 김 전 대통령 국가장 분향소에는 오전 10시20분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부 대표 분향소인 이곳엔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놓여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아들을 자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가장 먼저 분향소를 찾았다. 오후엔 원유철 원내대표와 당 소속 의원 50여명이 합동 분향했다. 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의 개혁 정신, 국민을 중요하게 여기는 민본정신을 잘 받들어 대통령이 완수하지 못한 일들을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후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인 경남 거제시 대계마을 ‘김영삼 기록전시관’ 1층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2000여명의 추모객들이 찾았다. 특히 천하장사 출신의 이만기 인제대 교수와 인근 유치원 어린이 10명이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생가를 찾은 가족단위 조문객들은 방명록에 ‘민주화의 큰 별이 지심을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당신의 업적을 기억합니다’ ‘좋은 나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애도의 글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26일 오후 2시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리는 김 전 대통령 영결식에 참석하기로 해 별도로 빈소를 찾지는 않았다. 대신 아들 노건호씨를 서울대병원 빈소로 보내 위로를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에는 부산시청 1층 로비와 부산역 광장,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교 등에 분향소가 마련됐다. 부산시청 분향소에서 가장 먼저 조문한 서병수 부산시장은 방명록에 ‘부산이 낳은 정치거목 편안한 영면되소서’라고 적었다.

김 전 대통령의 모교인 경남고 분향소에는 학생들과 교직원 등 1000여명이 단체 조문하며 선배의 영면을 빌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경남도청 주차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담대함으로 대한민국을 개혁하신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한다”며 “금융실명제 실시, 하나회 척결, 공직자 재산등록, 성역 없는 사정 등 건국 이래 가장 큰 변혁을 이끈 대통령이셨다”고 애도했다.

광주시청 1층 시민 숲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도 4·19혁명 공로자회 광주·호남지부 회원 등이 찾아와 민주화의 ‘양대 산맥’인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충남도청 1층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하나회 척결 등 민주공화국 역사로 보면 아주 큰 개혁적 조치가 있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자주 찾았던 서울 은평구 신사동 ‘봉희설렁탕’ 측은 식당 입구에 작은 조기(弔旗)를 내걸었다. 봉희설렁탕 주방장 김순봉65·여)씨는 “김 전 대통령은 내가 새댁일 때부터 우리 식당에 찾아오셔서 종종 뵙곤 했다”며 “소탈하고 음식도 참 맛있게 드시던 분이었는데 이렇게 가셨다고 하니 마음이 참 허전하다”고 말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이 좋아해 ‘YS 칼국숫집’으로 불린 서초구 양재동 소호정 본점에도 고인을 추억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가 23곳, 기초자치단체가 165곳에 분향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권지혜 기자,부산·거제=윤봉학 이영재 기자 bhy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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