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렌베이크서 화학물질 발견… IS 생화학 테러 우려 고조

입력 2015-11-23 20:14 수정 2015-11-24 00:26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23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이슬람국가(IS) 퇴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갖기에 앞서 포옹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벨기에에서 테러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테러 용의자 검거 현장에서 화학물질이 발견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생화학 테러에 대한 우려가 더 고조되고 있다.

벨기에 일간 라 데르니에 외레 온라인판은 23일(현지시간) “지난 20일 밤 브뤼셀 몰렌베이크 지역 수색작전에서 화학물질과 M-16 소총 등 다량의 무기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도 생화학 테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22일 “프랑스가 생화학 공격을 당할 수 있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도 지난 19일 하원 연설에서 생화학 테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AFP 통신 등은 IS가 수도관을 통해 화학무기를 살포할 가능성에 대비해 프랑스가 수자원 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 경찰은 22일과 23일 새벽 수도 브뤼셀 중심부와 몰렌베이크, 샤를루아 등에서 22차례의 검거 작전을 펼쳐 21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다. 그러나 파리 테러의 핵심 용의자인 살라 압데슬람(26)는 두 번이나 놓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벨기에 경찰이 이날 저녁 동부 리에주 인근에서 BMW 차량을 탄 압데슬람을 발견했으나 놓쳤다. 이후 그는 독일 방향으로 달아났으며, 바숑 지역에서 다시 한번 경찰의 검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데슬람 검거가 실패로 돌아가자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23일에도 브뤼셀의 테러 경보 단계를 계속해서 최고 단계로 유지하고 대학, 학교, 지하철 등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브뤼셀에 본부를 둔 유럽연합(EU)도 이날 자체 경보를 격상하고 23일 예정된 EU 재무장관회의를 제외한 다른 회의들을 취소했다.

프랑스 경찰은 파리 테러의 새로운 용의자 무하마드 알마흐무드를 공개했다. 지난달 3일 시리아 난민으로 위장해 그리스 레로스섬을 통해 들어온 알마흐무드는 파리 테러 당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폭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현재까지 파리 테러의 용의자로 수배된 20여명 중 6명이 여성이며 그 가운데 2명은 금발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IS를 공격하기 위해 항공모함 샤를 드골호를 지중해 동부 시리아 연안에 배치했다. 영국은 샤를 드골호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일 해군 전투함 ‘HMS 디펜더호’를 파견했다. 미국 해군 핵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 전단도 여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IS를 퇴치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3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파리에서 회동했다. 캐머런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IS와 맞서기 위해 프랑스와 힘을 합치겠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IS가 활개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한 시리아 내전 문제에 대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시리아의 미래에 역할이 없다”고 그의 퇴진을 요구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 대해 ‘여행자제’를, 벨기에 나머지 지역에는 ‘여행유의’를 발령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