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서 폭발… 게릴라성 테러 가능성

입력 2015-11-23 22:02
태평양전쟁 일본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 신사 경내에서 23일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본 경찰은 신사를 노린 ‘게릴라성’ 테러 행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도쿄소방청 등에 의하면 이날 오전 10시쯤 도쿄 지요다구 소재 야스쿠니 신사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교도통신과 NHK가 보도했다. 경찰 조사 결과 폭발 소리가 들린 신사 남문 근처에 있는 남성용 공중화장실 천장과 내벽이 일부 불에 탔으며 천장에는 가로·세로 각 30㎝ 길이의 구멍이 생겼다. 부상자는 없었다.

현장에서는 건전지, 전선(리드선) 등 시한폭탄의 부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물품들이 흩어져 있었다. 아울러 터지지 않은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폭발물처리반이 출동, 쇠파이프 모양의 물체 4개를 회수했다. 이 물체는 도화선과 비닐관 등이 붙어 있는 등 외견상 기폭장치와 비슷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이날은 일본 공휴일(근로감사의 날)인 데다 오전 10시부터 추수감사제 격인 ‘니이나메사이’가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신사를 방문 중이었다. 신사 측은 폭발음이 들린 뒤에도 제사를 진행했지만 아이들의 성장을 축하하는 ‘시치고산(七五三) 참배’ 접수는 중단했다.

경시청은 야스쿠니 신사를 노린 ‘게릴라 사건’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야스쿠니 신사 남문 근처에 있는 한 빌딩 공사 현장의 경비원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오전 10시쯤 신사 쪽에서 한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소리가 꽤 커서 놀랐다. 연기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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